
자전거를 타다 보면 시선을 도로에서 떼야 하는 순간이 적지 않다. 뒤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거나, 속도와 심박수, 출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이클링 컴퓨터를 내려다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런 짧은 순간에도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캐니언(Canyon)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스마트 헬멧 콘셉트 ‘스팅어(Stingr)’를 공개했다. 스팅어는 라이더가 도로에서 시선을 떼는 시간을 줄이고,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첨단 헬멧이다.

캐니언은 캐논데일(Cannondale), 트랙(Trek), 비앙키(Bianchi) 등과 함께 글로벌 자전거 시장에서 경쟁하는 독일 자전거 브랜드다. 이번 스팅어는 2026 유로바이크(Eurobike)에서 공개된 스마트·커넥티드 자전거 생태계의 일부로, 로드바이크 콘셉트 모델 ‘프리딕트(Predict)’와 함께 개발됐다.
스팅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헬멧 전면에 자리한 바이저다. 캐니언에 따르면 이 바이저는 필요할 때만 내려서 쓰는 드롭다운 방식으로 설계됐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이미지에서는 바이저를 올린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모터사이클 헬멧처럼 내부로 완전히 수납되는 구조라면 실사용 편의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기능도 있다. 바이저에는 자동 청소 기능이 적용됐다. 주행 중 벌레나 먼지, 진흙 등이 바이저에 묻더라도 바이저를 수납할 때 내부에 숨겨진 와이퍼 블레이드가 표면을 닦아주는 방식이다.
스팅어의 핵심은 바이저 자체가 디스플레이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라이더는 속도, 케이던스, 출력,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심박수 등 다양한 정보를 바이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표시 항목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캐니언은 이 밖에도 도로 위험 요소 알림, 주변 도로 이용자의 움직임 추적, 그룹 라이딩 관리, 안전 주행 가이드 기능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앞차의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를 분석하거나 차간거리 보조, 충돌 감지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일부 기능은 프리딕트 자전거와 함께 사용할 때 활성화된다.
정보는 주로 바이저 가장자리 부분에 표시된다. 정면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주변 시야를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에는 중앙에도 경고가 표시된다. 이 역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설정할 수 있다.

햅틱 피드백 기능도 탑재됐다. 위험 상황이나 주요 알림이 발생하면 진동으로 라이더에게 알려준다. 음성 명령도 지원해 바이저를 내리거나 올리는 동작을 말로 제어할 수 있다. 귀 근처에 배치된 오디오 시스템과 마이크를 통해 전화 통화는 물론, 다른 라이더와 음성 채널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정보를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물론 물리 버튼도 함께 제공된다.
냉각 구조도 새롭게 설계됐다. 헬멧 상단 중앙에는 대형 공기 흡입구가 배치돼 주행 중 공기를 적극적으로 유입하도록 했다. 다만 실제 냉각 성능은 향후 테스트를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 전면과 후면에는 조명도 내장돼 야간이나 흐린 날 주행 시 시인성을 높인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첨단 헬멧이라면 후방 카메라 기능까지 기대할 만하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에는 후방 영상을 확인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지 않다. 프리딕트 자전거에는 다양한 카메라가 탑재됐지만, 스팅어 자체에는 후방 시야 확보 기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팅어는 프리딕트 자전거와 함께 사용할 때 가장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단독 사용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필요한 데이터를 받아 바이저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아직은 콘셉트 단계인 만큼 실제 양산 여부와 가격, 배터리 사용 시간, 무게, 인증 기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속도와 심박수, 주변 위험 요소를 눈앞에 표시해 주는 헬멧이라는 점에서 향후 자전거 안전 장비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