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부 전기차에 탑재된 고전압 배터리에서 화재 위험이 확인되면서 대규모 리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시장에서 EQA와 EQB가 대상에 포함됐으며, 일부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넘어 배터리 전체를 교체하는 조치까지 진행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가 적용된 일부 EQA와 EQB를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57개국에서 리콜했다.
# 배터리 셀 내부 단락이 문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형 EQB 일부 모델에서 고전압 배터리에서 내부 단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공급업체 생산 공정의 편차와 차량 사용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일부 초기 생산 배터리 셀의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터리 충전량이 높은 상태에서 외부 요인에 취약해지면서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EQB 250+, EQB 300 4MATIC, EQB 350 4MATIC 등 총 1만 1895대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NHTSA는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차량을 건물이나 다른 자동차와 떨어진 야외에 주차하고, 배터리 충전량도 최대 80%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려다 결국 배터리 교체
이번 문제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끝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서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위험을 낮추려 했지만, 추가 조사에서 해당 조치만으로 화재 가능성을 충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미국에서는 대상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개선품으로 전부 교체하기로 했다.
독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EQA와 EQB 약 5만대가 전 세계적으로 관련 조치 대상에 포함됐으며, 기존 소프트웨어 대응 대신 고전압 배터리 전체 교체가 추진되고 있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에도 관련 리콜이 공식 등록됐다.
# 국내 EQA·EQB는 이번 리콜 대상 제외
국내 운전자들이 특히 궁금해할 부분은 한국에서 판매된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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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10월 5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15층짜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 <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판매 EQA와 EQB에는 해외 리콜 차량과 동일한 파라시스 배터리가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 EQA와 EQB에는 SK온과 CATL이 각각 배터리 셀 또는 모듈 공급에 참여해 이번 57개국 리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논란 다시 주목
파라시스라는 이름은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다.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화재 이후 해당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 문제가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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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현장 |
하지만 이번 리콜의 핵심은 브랜드가 아니라 특정한 시기와 공급망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의 내구성 문제로 봐야 한다.
초기에는 소프트웨어로 대응했던 메르세데스-벤츠가 결국 고전압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배터리 제조 공정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차량 소유자는 제조사 공식 리콜 조회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차량이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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