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땡볕 아래 세워둔 차량 문을 열면 뜨거운 열기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실내는 마치 오븐처럼 달아오르고, 스티어링 휠이나 기어노브는 손으로 잡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워진다. 그렇다면 주차 중 앞유리를 가리는 햇빛 가리개는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독일 자동차 단체 ADAC가 실제 주행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한 결과, 차량 외부를 덮는 커버가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 차량 외부에서 유리와 지붕 일부를 덮는 하프 커버를 사용하면 실내 온도를 약 10°C 낮출 수 있었다. 반면 국내 운전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실내용 아코디언식 앞유리 햇빛 가리개는 실내 공기 온도를 약 4°C 낮추는 데 그쳤다.
ADAC 기술센터 연구진은 차량을 한낮의 햇볕 아래 세워둔 뒤, 햇빛 차단 용품과 틴팅 유리, 차체 색상이 실내 온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측정했다.

아무런 보호 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차량은 기준 차량으로 삼았다. 햇볕 아래 30분이 지나자 실내 온도는 50°C까지 올랐고, 90분 후에는 무려 60°C에 도달했다. 더 심각한 부분은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같은 표면 온도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으면 이들 부품의 온도는 70°C를 넘을 수 있다. 피부에 화상을 입힐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은 차량 외부에서 유리와 지붕 일부를 덮는 하프 커버였다. 이 커버를 사용한 차량의 실내 온도는 43°C에 머물렀다. 아무런 보호 장치를 쓰지 않은 차량보다 약 10°C 낮은 수치다. 단순해 보이는 외부 커버가 실내 열기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다.
외부 커버가 번거롭다면 앞유리 바깥쪽에 장착하는 반사 필름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햇빛과 복사열이 유리를 통과하기 전에 차단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는 45°C로 유지됐다. 기준 차량보다 약 8°C 낮아, 하프 커버 다음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반면 가장 흔하게 쓰이는 실내용 아코디언식 앞유리 햇빛 가리개는 기대만큼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지는 못했다. 시험 결과 실내 온도는 49°C로, 기준 차량보다 약 4°C 낮았다. 흰 천이나 수건을 대시보드 위에 덮어두는 방법은 효과가 가장 낮았고, 실내 온도는 50°C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실내용 앞유리 가리개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실내 공기 온도는 크게 낮추지 못하더라도, 운전자가 손으로 만지는 부품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 직사광선을 막아준 스티어링 휠은 표면 온도가 최대 26°C까지 낮아졌다. 이는 운전대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수준과 손을 데일 정도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틴팅 효과도 확인됐다. 후면 유리 틴팅은 앞좌석 실내 공기 온도를 약 2°C 낮추는 데 그쳤지만, 뒷좌석 표면 온도에는 더 큰 영향을 줬다. 틴팅이 없는 차량의 뒷좌석 시트 온도는 57°C까지 올라간 반면, 틴팅 차량은 48°C 수준을 유지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자주 타는 차량이라면 뒷좌석 온도 관리 측면에서 의미 있는 차이다.
차체 색상도 실내 온도에 영향을 줬다. ADAC가 같은 조건에서 검은색 차량과 흰색 차량을 비교한 결과, 검은색 차량의 차체 패널 온도는 최고 65°C까지 올라갔다. 반면 흰색 차량은 44°C에 머물렀다. 실내 온도도 검은색 차량은 53°C, 흰색 차량은 48°C로 약 5°C 차이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빛을 유리 밖에서 차단하는 것이다. 외부 하프 커버나 외부 장착식 앞유리 반사 필름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실내용 햇빛 가리개는 실내 전체 온도를 크게 낮추지는 못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등 주요 부품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여름철 주차 후 바로 에어컨을 켜는 것보다, 먼저 문을 열어 뜨거운 공기를 빼내는 것도 중요하다. 내부 열기를 어느 정도 배출한 뒤 에어컨을 작동하면 냉방 효율이 높아지고, 실내 온도도 더 빨리 내려간다. 작은 앞유리 가리개 하나만으로 폭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올바르게 사용하면 여름철 차량 실내 열기를 줄이는 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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