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만큼 비싼 ‘전기차 급속충전’… 배터리 수명에는 영향 없을까

자동차 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8-14 16: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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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Pixabay>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충전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0분 안팎에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내연기관차의 주유 시간과 격차도 좁혀지는 모습이다.

 

급속충전은 공공 DC 충전기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많은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한 차량은 높은 충전 속도를 앞세운다. 반면 400V 시스템을 사용하는 차량은 상대적으로 충전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충전 성능도 상당한 수준이다. 메르세데스-AMG GT53 4도어 쿠페는 10분 충전으로 약 534㎞의 주행거리를 추가할 수 있고, CLA 쿠페는 같은 시간에 약 325㎞를 확보할 수 있다. 기아 EV6는 10~80% 충전에 약 20분, 현대 아이오닉 6는 약 18분이 걸린다.

 

▲ <출처=Pixabay>

 

이 정도면 급하게 충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거나 집에서 충전하기 어려운 운전자라면 이동 중 잠깐 충전해 필요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약 161㎞를 달릴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차량도 있다.

 

급속충전의 장점은 의외의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로 주차다. 급속충전기는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업무시설 등 주요 시설과 가까운 곳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충전하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는 등 다른 일도 함께 처리할 수 있다. 충전과 주차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빠른 만큼 비용은 올라간다. 급속충전만 이용하면 전기차의 경제성이 생각보다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충전 비용이 가정용 전기 요금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급속충전을 주된 충전 수단으로 사용하면 가솔린 차량과 연료비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급속충전은 ‘주력’보다는 ‘보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평소에는 집이나 직장에서 완속충전을 이용하고, 장거리 이동이나 급하게 충전해야 할 때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 <출처=Pixabay>

 

배터리 수명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수 없다. 급속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열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최신 전기차에는 과충전과 과열을 막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급속충전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있다. 배터리 잔량이 80%를 넘어가면 충전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충전 막바지 속도를 낮춰 배터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급속충전을 아무리 사용해도 배터리에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분석업체 지오탭(Geotab)은 전체 충전에서 DC 급속충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12%를 넘으면 배터리 성능 저하가 소폭 빨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급속충전을 자주 이용하는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의 차이는 8년 기준 배터리 용량이 약 8% 더 감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국 급속충전은 전기차의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기술이지만, 모든 상황에서 정답은 아니다. 빠른 충전이 필요할 때는 급속충전을 활용하고 평소에는 완속충전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과 배터리 수명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충전 방법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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