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왕도 탑승한 비행자동차…PAL-V 리버티 상용화 코앞

세계자동차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6-05 16: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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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개발한 비행자동차 PAL-V 리버티(Liberty)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빌럼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은 최근 헤이그 로우만 박물관에서 열린 네덜란드 기술산업 고용주 단체 FME 창립 75주년 행사에 참석해 PAL-V의 플라이드라이브(FlyDrive) 모빌리티를 직접 살펴봤다.

 

이번 행사는 네덜란드 기술산업의 성과와 미래 혁신을 조명하는 자리였다. PAL-V는 기술 혁신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피터 베닝크 테크 어워드’ 최종 후보 3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최종 수상은 실리콘 음극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레이든야르가 차지했지만, PAL-V가 배터리·에너지 기술 기업들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점은 비행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PAL-V 리버티는 자동차와 자이로플레인을 결합한 2인승 플라이드라이브 차량이다. 도로에서는 삼륜 자동차처럼 주행하고, 비행 모드에서는 접이식 로터와 프로펠러를 활용해 하늘을 난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하는 방식은 아니며, 이륙을 위해서는 일정 길이의 활주 공간이 필요하다. 대신 자이로플레인 구조를 채택해 비교적 단순한 비행 구조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버티의 핵심은 ‘도로와 하늘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라는 점이다. 도로 주행 모드에서는 최고속도 약 160km/h, 주행거리 약 1,300km 수준을 목표로 한다. 비행 모드에서는 최고속도 약 180km/h, 항속거리 약 400~500km, 최대 비행고도 약 3,500m 수준으로 알려졌다. 운용을 위해서는 자동차 운전면허뿐 아니라 자이로플레인 조종 자격도 필요하다.

 

 

상용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증이다. PAL-V 리버티는 도로 위에서는 자동차, 하늘에서는 항공기로 운용되는 만큼 도로 주행 인증과 항공 인증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PAL-V는 2020년 유럽 도로 주행 승인을 받았고, 이후 유럽항공안전청(EASA)과 항공 인증 기준을 확정하며 비행 인증 절차를 이어왔다.

 

올해 3월에는 네덜란드 차량관리청 RDW로부터 ‘이니셜 어세스먼트(Initial Assessment)’를 획득하며 공식 자동차 제조사로 인정받았다. 이는 네덜란드 생산 시설에서 유럽 기준에 맞는 도로 주행 가능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이번 국왕의 방문은 PAL-V 입장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빌럼알렉산더 국왕은 행사장에서 리버티 차량에 직접 탑승해 실내 구성과 운용 방식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비행이나 주행 시연은 아니었지만, 네덜란드 기술 혁신의 대표 사례로 비행자동차가 소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PAL-V가 강조하는 ‘세계 최초’라는 표현은 인증 단계에 따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리버티는 유럽 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비행자동차로 승인받은 초기 사례 가운데 하나이며, 도로 주행과 비행 인증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용 모델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고객 인도와 대량 생산은 항공 인증과 생산 체계 완성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비행자동차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시장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PAL-V는 유럽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기반 업체 아비테라(Aviterra)는 PAL-V 리버티 100대 이상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PAL-V는 중동 지역에 플라이드라이브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비행자동차를 단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체험·운용 서비스를 결합해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도 PAL-V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남테크노파크가 PAL-V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올해는 PAL-V의 인증 진전과 리버티의 상용화 가능성이 다시 소개됐다. 도심항공교통(UAM), 첨단항공모빌리티(AAM), 저고도 항공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PAL-V와 같은 플라이드라이브 차량은 기존 eVTOL 중심의 항공 모빌리티 논의와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다만 비행자동차가 대중적인 이동수단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차량 가격, 조종 자격, 이착륙 인프라, 보험, 정비 체계, 항공 교통 관리, 국가별 규제 차이가 모두 상용화의 변수다. 특히 리버티처럼 활주 공간이 필요한 자이로플레인 방식은 도심 한복판에서 바로 이착륙하는 형태와는 거리가 있다. 대신 공항, 소형 비행장, 외곽 거점, 응급·특수 목적 이동 등 제한된 영역에서 먼저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PAL-V 리버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많은 비행자동차 콘셉트가 발표에 그친 반면, PAL-V는 실제 도로 주행 승인과 항공 인증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네덜란드 국왕의 행사장 방문과 FME 기술상 후보 선정은 PAL-V가 네덜란드 기술 산업의 대표 혁신 사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행자동차는 아직 모두의 일상에 들어온 교통수단은 아니다. 그러나 PAL-V 리버티는 ‘언젠가 가능할 미래’로만 여겨졌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실제 인증과 생산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상용화가 현실화된다면, 리버티는 자동차와 항공기의 경계를 허무는 첫 번째 실전형 이동수단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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