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예열하세요?” 내 차엔 ‘오히려 독’이 되는 이유

자동차 뉴스 / 이장훈 기자 / 2025-12-22 12: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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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차갑게 식은 자동차 엔진을 예열하고 출발하는 것이 차량 수명과 관련이 있을까.

12월 들어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예열을 두고 올라온 글에 하루 만에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기도 했다.

 

일단 과거 카뷰레터 방식의 차량 시절에는 추운 날 예열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연료 분사와 공기 혼합이 정밀하지 않아 엔진이 차가운 상태에서는 연소 효율이 떨어졌고, 충분히 예열하지 않으면 시동 꺼짐이나 출력 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다르다. 요즘 차는 대부분 전자제어 연료분사(EFI) 시스템을 사용한다. 엔진 제어 장치가 외부 온도와 엔진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연료 분사량과 점화를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장시간 공회전 예열이 필수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시동을 걸고 10~30초 정도만 지나도 기본적인 윤활은 충분히 이뤄진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시간 동안 엔진오일이 오일펌프를 통해 주요 부품으로 순환하면서 마찰을 줄이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천천히 출발해 급가속을 피하는 것이 오히려 엔진 수명에 도움이 된다. 냉간 상태에서 고회전, 급가속을 반복하면 금속 부품 간 팽창 차이로 마모가 커질 수 있다.

 

충분히 예열해야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로, 오히려 장시간 공회전 예열은 득보다 실이 크다. 연료 소모와 배기가스 배출이 늘어나고, 최신 차량의 경우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정상 온도에 도달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밀폐된 공간에서의 장시간 공회전은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엔 시동과 동시에 최대 토크가 나오도록 설계돼 있어 별도의 예열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겨울철에는 배터리 온도가 낮아져 효율과 출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 제조사들은 주행 중 배터리를 서서히 데우는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가 할 일은 출발 직후 급가속을 피하는 정도다.

 

 

하이브리드카는 조금 더 복합적이다. 냉간 상태에서는 전기모터 위주로 움직이다가 엔진이 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열이 이뤄지도록 설계돼 있다. 즉, 과거처럼 시동을 걸고 가만히 서서 엔진을 데우는 방식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결국, 아주 오래된 차만 아니라면, 내연기관과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두 짧은 예열 후 부드러운 주행이 가장 좋다. 시동 직후 몇십 초간 계기판을 확인하고 안전벨트를 매는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기술이 발전한 요즘엔 차를 예열하기보다는 차분하고 부드럽게 출발시키는 게 가장 차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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