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가 뛰어난 경영 실적을 발표하며 화제가 됐지만, 남모를 고민도 있다. 바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 부진을 만회하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는 것이 현대차의 고민이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47만 7282대를 판매했다. 이 수치가 심각한 것은 2016년과 비교해서 반의 반 토막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10년 103만 대 판매를 기록한 이래 2018년까지 중국에서 100만 대 이하를 팔아본 적이 없다. 2016년엔 현대차 홀로 114만 대를 팔고, 기아가 65만대로 힘을 보태면서 중국에서 총 180만 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수치가 고꾸라진 건 사드 사태가 계기였다. 한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자 중국에서 현대차·기아 현지 판매량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쪼그라들면서 2019년 100만 대가 붕괴됐다. 2020년엔 66만대로 판매량이 급감하더니 급기야 지난해 50만 대 이하로 추락했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은 3만 9700대로 2016년 14만 9200대과 비교하면 26% 수준이다. 한때 10%를 넘어섰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7%까지 추락했다.
지난해가 사드 보복 5년차라는 점에서 더 이상 사드 핑계를 대는 건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시장 부진은 한한령이 촉발시킨 것은 맞지만 현지화 전략에 실패한 면도 있다”면서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의 수준이 올라가는데 현대차와 기아는 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니면서 차량 가격은 현지 차보다 20%~30% 비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중국에서 투싼 가격을 3480만~4230만 원으로 책정했다. 혼다 CR-V의 3180만~4340만 원 보다 비싸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투싼의 인기가 CR-V보다는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안 그래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차를 오히려 비싸게 팔려고 시도했던 셈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전 세계 전기차 1000만 대 중 약 44%가 중국에서 팔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 공략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현지 업체 비야디는 지난달 9만 546대를 팔았고, 테슬라는 중국에서 3만 2000여대를 팔았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중국에서 연간 전기차 총판매대수가 2397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가 그간 다양한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고 인적 쇄신에 돌입하고, 친환경 자동차 출시를 출시했고, 브랜드 쇄신 방안까지 작년에 발표했었다. 그런데도 판매량이 고꾸라지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난해 4월 중국에서 발표한 전략 발표회가 실패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올해는 반드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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