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뮬러 E가 출범한 지 어느덧 12년이 지났다. 전기차 기반의 ‘전기 포뮬러 1’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점점 더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 전기차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포뮬러 E는 다음 시즌부터 새로운 시대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포르쉐는 차세대 레이스카를 공개했다.

차세대 포뮬러 E 차량은 ‘Gen4’로 불리며, 내연기관 레이스카에 근접한 성능을 목표로 한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새로운 타이어, 대폭 증가한 다운포스 등 전반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진다. 특히 최대 805마력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포르쉐는 이를 전기 모터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포르쉐는 이 차량을 ‘포르쉐 975 RSE’로 명명했다. 브랜드 모터스포츠 7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았다. 단순한 신형 레이스카를 넘어 향후 포뮬러 E 기술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차체는 전장 5,540mm, 공차중량 954kg(드라이버 제외)이며,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 모터를 탑재한 듀얼 모터 사륜구동 구조를 갖는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603마력, 어택 모드에서는 최대 805마력을 발휘한다.
이는 기존 포르쉐 포뮬러 E 머신 ‘99X’ 대비 약 71% 증가한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1.8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시속 33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51.25kW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한다. 양산 전기차 대비 작은 용량으로 보일 수 있지만, 포뮬러 E 특성상 충분한 수준이다. 실제로 2014년 첫 시즌에는 배터리 성능 한계로 레이스 도중 차량을 교체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이 차량에는 최대 700kW의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 회생 제동 시스템이 적용되며, 전륜과 후륜에 균등하게 배분된다. 포르쉐에 따르면 레이스 중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의 최대 절반이 이 시스템을 통해 확보된다.

공력 성능 역시 크게 향상됐다. 포르쉐는 두 가지 다운포스 세팅을 제공한다. 하나는 레이스용 저항 감소 세팅이며, 다른 하나는 예선용 고다운포스 패키지다. 후자는 기존 Gen3 Evo 대비 약 150% 높은 다운포스를 제공해 코너링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다.
포르쉐는 2025년 11월부터 975 RSE의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약 1,860km를 주행했다. 향후 개발 과정에서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당 차량은 올가을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공식 인증을 받을 예정이며, 이후 12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을 통해 데뷔할 전망이다.
한편 기존 모델인 99X Electric은 지난 세 시즌 동안 총 4개의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포르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싱글시터 머신이다. 이 차량은 올해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퇴장할 예정이며, 현재 포르쉐 드라이버 파스칼 베를라인이 11점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포뮬러 E에서의 성과는 향후 양산 전기차 개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대회는 신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며, 975 RSE에도 다양한 신규 기술이 적용됐다.
포르쉐는 전기 모터와 변속기, 전·후 차동장치, 후륜 냉각 시스템과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DC/DC 컨버터와 인버터,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역시 새롭게 설계됐다.
반면 배터리 팩은 표준 공급 제품을 사용한다. 레이스 전용으로 고비용 배터리를 별도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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