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판매가 주춤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사업에도 반등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HERE Technologies와 SBD Automotive’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운전자의 53%는 1년 전보다 전기차 구매를 더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약 57%는 높은 휘발유 가격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전기차 소유자 가운데서는 약 80%가 낮은 연료비를 전기차를 계속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주행거리와 충전 환경 개선도 영향을 줬다. 응답자의 35%는 향상된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31%는 충전 인프라 확대를 전기차 관심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공공 충전망에 대한 평가 역시 좋아졌다. 미국 운전자의 47%는 현재 공공 충전시설이 충분하다고 답했는데, 지난해 28%와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에도 중요한 신호다.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지난 8월 미국에서 3,818대가 팔려 전년 동월보다 51% 감소했다. 아이오닉 6는 28대로 97% 줄었고,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역시 589대로 42% 감소했다. 현대차의 이들 전기차 3종 판매량은 4,435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55% 줄었다.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EV6는 8월 7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고, EV9은 1,789대로 33% 줄었다. 다만 EV9은 1~8월 누적 판매량이 1만 474대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관심 회복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최근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충전 성능이 개선됐고 북미충전표준(NACS) 포트를 적용해 테슬라 슈퍼차저 이용 편의성도 높아졌다. 이런 변화는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꼽은 ‘주행거리·충전속도·충전망’ 개선과 맞물린다.
기아 역시 EV6와 EV9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기 때문에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수혜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형 SUV 선호가 강한 미국 시장에서는 3열 전기 SUV인 EV9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소비자 관심과 실제 판매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2026년 들어 미국 전기차 판매는 세액공제 축소와 높은 차량 가격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전체 판매에서는 비교적 견조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최근 성장의 상당 부분은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8월 하이브리드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33% 증가했고,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이 전체 판매의 34%를 차지했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충전 인프라가 계속 개선된다면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EV6·EV9 같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도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충전 편의성 개선까지 맞물릴 경우, 최근 하락세를 보인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가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은 이전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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