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차량에 실린 짐의 무게와 트레일러 하중, 타이어 접지력까지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섰다. 고중량 견인과 험로 주행에 특화된 기술로, 향후 북미 시장에 출시할 차세대 픽업트럭과 SUV에 적용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대차와 일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는데, 여기서 차세대 AI 차량 제어 기술 개발 계획이 드러난 것이다.
현대차가 지난 10월 16일 게시한 공고는 미국 미시간주 슈피리어 타운십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기술연구소(HATCI)의 'AI 제어 시스템 엔지니어' 채용이다. 해당 조직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차세대 차량 제어 기술을 개발한다.
핵심은 머신러닝과 강화학습, 모델 예측 제어(MPC)를 활용해 차량의 주행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무거운 트레일러를 견인하거나 거친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 짐 무게부터 타이어 접지력까지 AI가 판단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별도의 전용 센서 없이 차량의 적재 하중과 트레일러 무게,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력을 추정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이 현재 얼마나 무거운 짐을 싣고 있는지, 견인 중인 트레일러가 얼마나 무거운지 스스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동력과 제동력, 차체 자세 제어 등을 주행 조건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프로드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AI가 자갈길과 진흙길, 미끄러운 노면에서 타이어 접지력을 판단하면 구동력을 보다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채용 공고에서 '지능형 견인 보조(Intelligent Towing Assist)'와 '지형 적응(Terrain Adaptation)', 에너지 관리 기술을 AI 제어 전략의 적용 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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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픽업트럭 렌더링 <출처=스로틀(Theottle)> |
고장 예측 기술도 개발 대상이다. 견인이나 오프로드 주행처럼 차량에 높은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머신러닝으로 부품의 이상 징후를 분석하고,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운전자는 주요 부품의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경고를 받아 정비할 수 있다. 차량 가동 중단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10월 15일 견인과 오프로드 성능을 포함한 차량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검증할 시뮬레이션 엔지니어 채용 공고도 게시했다. 가상환경에서 개발한 제어 기술을 실제 차량 시험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다.
# 2029년 출시 목표 픽업트럭과 연결될까?
이번 기술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정통 프레임바디 픽업트럭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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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더 콘셉트 <출처=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지난 4월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오프로드 SUV 콘셉트카 '볼더(Boulder)'를 공개했다. 볼더는 차체와 프레임이 분리된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기반으로 37인치 머드 터레인 타이어와 높은 지상고, 험로 주행을 고려한 차체 설계를 갖췄다.
특히 현대차는 볼더를 통해 차세대 중형 픽업트럭의 디자인과 기술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국 현대차 공식 홈페이지에는 신형 중형 픽업트럭의 출시 목표 시점이 2029년으로 명시돼 있다.
차세대 픽업트럭에 AI 기반 견인·오프로드 제어 기술이 적용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트레일러 견인 능력과 적재 성능, 험로 주행 성능이 픽업트럭의 핵심 상품성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는 이번 AI 기술의 구체적인 양산 일정이나 적용 차종을 공개하지 않았다. 신형 픽업트럭에 실제로 탑재될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AI를 통해 차량의 움직임과 내구성 관리까지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운전자가 일일이 설정하지 않아도 짐의 무게와 노면 상태를 판단하고, 부품 고장까지 미리 예측하는 차세대 현대차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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