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에서 폭스바겐 차량의 전면 ‘VW’ 엠블럼을 노린 연쇄 절도가 발생했다. 단순한 플라스틱 배지를 훔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폭스바겐 차량은 엠블럼 뒤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사용하는 레이더 센서가 자리 잡고 있어 피해액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4일 동안 약 70대 당해
영국 언론 더 타임스(The Times)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런던 남동부 일대에서 폭스바겐 차량 약 70대의 전면 엠블럼과 레이더 센서가 도난당했다.
절도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초였다. 피해자 그레이엄 던이 경찰에 제공한 CCTV에는 대여 자전거를 타고 온 두 사람이 차량에 접근해 5초도 되지 않아 부품을 떼어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 도둑이 노린 건 ‘VW 로고’가 아니다
범인들이 실제로 노리는 것은 엠블럼 자체보다 그 뒤에 장착된 전방 레이더 센서였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차량 앞부분에 설치된 레이더를 이용해 앞차와의 거리와 상대속도를 측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차량 속도를 조절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프런트 어시스트(Front Assist) 역시 레이더 센서를 활용한다.
일부 폭스바겐 차량에서는 이 레이더가 전면 VW 엠블럼 바로 뒤에 자리한다. 때문에 엠블럼을 떼어낼 때 레이더 모듈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 몇 초 만에 수리비 300만 원
문제는 교체 비용이다. 피해 차량의 레이더와 엠블럼 복구에는 약 2000파운드(약 380만 원)가 필요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폭스바겐 딜러로부터 1500파운드(약 290만 원)의 교체 비용을 안내받았다고 전했다.
비용이 큰 이유도 단순히 엠블럼 가격 때문이 아니다. 레이더 같은 ADAS 센서는 새 부품을 장착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정상 작동을 위한 점검과 보정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폭스바겐 영국법인은 피해 고객에게 판매점 네트워크를 통해 교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약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드론으로 미리 차량 위치 파악
피해자들은 범행이 상당히 조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절도가 발생하기 전 주변에서 드론을 목격했다고 밝혔고, 경찰로부터 범인들이 드론으로 차량 위치를 미리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피해자 증언도 나왔다.
모든 폭스바겐 차량의 레이더가 엠블럼 뒤에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세대의 골프, 티구안, 제타, 파사트, ID.4, ID.5 등에서 이 같은 구조가 사용됐다. 다만 같은 차종이라도 연식과 사양에 따라 센서 위치가 다를 수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출시한 일부 신차에서는 레이더 센서를 엠블럼과 분리해 다른 위치에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이러한 설계 변경이 이번 절도 문제 때문에 이뤄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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