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B필러 없애고 지붕 에어백까지…” 롤스로이스 뛰어넘는 제네시스 GV90의 기술들

신차 / 조창현 기자 / 2026-10-28 19: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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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90 테크데이 <사진=조창현 기자>

 

제네시스가 초대형 전기 SUV GV90에 적용한 핵심 신기술과 개발 과정을 최초로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한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도어와 루프 에어백을 비롯해 새로운 충돌 안전 구조, 123.5kWh 배터리, 듀얼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첨단 서스펜션까지 제네시스의 첨단 기술은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이번 GV90 테크데이에서는 완성차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차체 내부 구조와 기술 개발 과정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더드라이브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제네시스는 기존 자동차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승객 안전과 정숙성, 승차감을 함께 확보하는 데 상당한 기술력을 투입했다.

 

# B필러 없는 코치도어, 안전 구조부터 새로 만들었다

 

가장 주목할 기술은 GV90 네오룬에 적용된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일반 자동차는 앞문과 뒷문 사이에 B필러라는 수직 기둥이 있지만, GV90 네오룬은 이 기둥을 차체 측면에서 없애고 앞뒤 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코치도어 구조를 구현했다.

 

핵심은 세계 최초로 적용된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구조와 듀얼 모션 힌지다. 기존 코치도어는 앞문과 뒷문의 개폐 순서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GV90 네오룬은 뒷문이 먼저 차체 바깥쪽으로 이동한 뒤 회전하는 방식으로 앞뒤 문을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했다.

 

▲ 제네시스 GV90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기술들 <사진=조창현 기자>

 

개방감을 확보하는 것보다 어려운 문제는 충돌 안전성과 차체 강성이었다. 일반 자동차에서 B필러는 측면 충돌 시 탑승 공간을 보호하고 지붕을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초기 구스넥 힌지 구조를 검토한 뒤 듀얼 모션 힌지로 설계를 변경했다. 차체에는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적용하고, 1.5GPa급 초고강도 스틸 튜브와 1.8GPa급 초고강도 듀얼 빔, 고압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등을 결합했다.

 

특히 앞뒤 도어가 만나는 부분에는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해 문이 닫힌 상태에서 차체 강성을 확보하도록 설계했다. 도어 잠금장치와 차체 하단을 연결하는 구조 역시 충돌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공개한 힌지 개발 자료도 흥미롭다. 초기 모델의 중량은 7.1kg이었지만 개선 과정에서 3.2kg까지 줄였다. 수직 하중 단면중력은 1828㎟에서 5147㎟로 증가했고, 힌지 작동음은 60dB에서 52dB로 낮아졌다.


▲ 제네시스 GV90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기술들 <사진=조창현 기자>

 

양산 단계에서는 하중 지지점을 3곳에서 4곳으로 늘리고, 액추에이터 절연 구조를 4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그 결과 힌지 작동음은 다시 41dB까지 낮아졌다. 거대한 코치도어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조용하게 만드는 데도 상당한 개발이 이뤄진 셈이다.

 

차체 지붕에는 별도의 히든 롤케이지를 적용했다. 제네시스가 공개한 GV90 네오룬의 루프 강도는 14톤 이상으로,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루프 강도 평가에서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 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 전복 사고에도 대비

 

GV90에 적용된 또 다른 세계 최초 기술은 루프 에어백이다.

 

기존 자동차의 에어백은 운전대와 대시보드, 측면 도어 및 커튼 부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차량이 전복되거나 뒤집히는 상황에서는 탑승자의 머리와 상체가 지붕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별도의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 제네시스 GV90 테크데이 <사진=조창현 기자>

 

GV90의 루프 에어백은 차량 지붕에 설치된 구조로, 사고 상황에서 탑승객과 지붕 사이에 보호 공간을 형성하도록 개발됐다.

 

테크데이에서 공개된 작동 구조를 보면 스프링 하우징 어셈블리와 와이어 홀더, 전개 와이어를 이용해 대형 에어백의 전개 방향을 제어한다. 지붕처럼 넓은 면적에서 에어백을 펼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규칙한 움직임을 억제하고, 보호 위치까지 안정적으로 전개시키기 위한 설계다.

 

제네시스는 실제 전복 사고를 가정한 롤오버 시험과 차량을 공중에서 뒤집는 플립오버 시험을 통해 기술을 검증했다. 현장에서는 시험 차량이 강하게 회전하고 전복되는 영상과 함께, 실내에서 에어백이 전개된 모습을 공개했다. GV90에는 이 루프 에어백을 포함해 총 12개의 에어백 시스템이 적용된다.

 

배터리 보호 구조도 새롭게 설계했다. 측면 충돌에 대응하는 차체 하부의 슬라이더는 충격을 받을 때 서브프레임과 전동화 구동 시스템의 하방 이동을 유도해 배터리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전면 충돌 시에는 프렁크 바와 디플렉터를 통해 충돌 하중을 분산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 제네시스 GV90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기술들 <사진=조창현 기자>

 

차체 경량화에도 공을 들였다. 제네시스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GV90의 언더바디는 알루미늄 비중이 85%에 달하며, 차체 전체 경량 소재 비율은 72%다.

 

특히 고압 다이캐스팅의 한계를 보완하는 할로우 캐스팅 공법을 통해 복잡한 차체 부품을 일체형 구조로 제작했다. 기존 스틸 구조에서는 여러 부품을 용접해 만들던 부분을 단일 주조 부품으로 구현해 부품 수와 접합부를 줄이는 방식이다.

 

# 123.5kWh 배터리에 490kW 출력…정숙성도 극대화

 

GV90은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을 적용했다. 전륜에는 최고출력 240kW, 후륜에는 250kW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고출력 490kW(약 657마력)를 발휘한다. 배터리 용량은 123.5kWh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전륜과 후륜에는 각각 전자식 차동제한장치인 E-LSD를 적용했다. 일반적인 전기 SUV가 앞뒤 모터의 구동력을 배분하는 데 집중한다면, GV90은 각 차축의 좌우 바퀴 구동력까지 능동적으로 제어해 코너링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다.

 

▲ 제네시스 GV90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기술들 <사진=조창현 기자>

 

승차감을 위해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모노튜브 타입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도 채택했다.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변화시켜 충격 흡수와 차체 제어를 동시에 수행한다.

 

제네시스가 공개한 개발 자료에 따르면 안티 리프트 성능은 19.5%, 리바운드 스프링 강성은 30% 개선됐다. 또한 전기모터의 미세한 토크 변동을 억제하는 기술을 적용해 차체 진동을 유발하는 힘을 최대 40% 줄였다. 구동계 흡차음재 적용 면적도 80%까지 확대해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

 

도로 소음 개발 목표 역시 기존 G90의 59.5dB보다 낮은 58.5dB로 설정했다. 이는 GV90이 단순히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구동계 진동과 노면 소음까지 체계적으로 제어하도록 개발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면 유리부터 뒷유리까지 차량 전 영역에 차음 유리를 적용했다. 전면 윈드실드는 5.5T, 앞문과 뒷문 및 쿼터글라스는 각각 5.7T, 비전루프는 5.8T, 테일게이트 유리는 5.0T 두께로 설계됐다.


 

후륜 조향 시스템도 적용된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할 수 있어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저속 주차와 유턴에서는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선회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디자인에서도 새로운 제조 기술이 도입됐다. GV90의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는 G90의 35mm 외관 스킨을 25mm로 줄이고 MLA 렌즈 크기 역시 15mm에서 12mm로 축소했다. 이를 통해 차체 전면을 가로지르는 더욱 얇은 두 줄 조명을 구현했다.

 

여기에 외부 렌즈를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유지보수 편의성을 높였으며, 레이저 미세 가공을 활용한 컷리스 공법을 적용해 램프와 차체 사이의 경계를 최소화했다.

 

GV90 네오룬은 초대형 전기 SUV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식과는 다른 차를 지향한다. B필러를 없애 개방감을 확보하면서도 새로운 차체 골격으로 충돌 안전성을 보완하고, 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으로 탑승객 보호 영역을 지붕까지 확대했다.

 

▲ 제네시스 GV90 테크데이

 

여기에 고성능 전동화 구동계와 정숙성,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밀 제조 기술을 결합했다. 단순히 크고 화려한 전기 SUV를 넘어,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해법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주는 극강의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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