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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플랫폼 구조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도심에서는 연비가 좋고, 장거리 주행에서는 충전 걱정이 적다는 점이 국내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이 있다. 바로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DM-i다. DM-i는 ‘Dual Mode Intelligent’의 약자로, 단순히 엔진을 전기모터가 보조하는 기존 하이브리드와 접근 방식이 다르다. BYD는 이를 ‘전기 중심 하이브리드’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해,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달리고 필요한 순간에만 엔진이 개입하는 구조다.
이 차이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하이브리드는 대체로 ‘연비 좋은 내연기관차’에 가까웠다. 반면 DM-i는 ‘엔진을 품은 전기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출퇴근이나 도심 주행에서는 전기모터가 주행의 중심을 맡고, 장거리나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이 효율적으로 개입한다. 전기차의 부드러운 가속감과 내연기관차의 긴 주행거리를 동시에 노린 기술인 셈이다.
# BYD가 하이브리드에 강한 이유
BYD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하루아침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BYD는 원래 배터리 회사로 출발했다.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전동화 기술을 축적했고, 2003년 자동차 제조 분야에 본격 진입했다. 이후 2008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F3DM을 선보이며 DM 기술의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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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시스템 구성 |
당시만 해도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BYD는 배터리, 모터, 전력 제어 기술을 자체적으로 쌓아 올리며 전동화 분야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오늘날 DM-i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만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닌 모터, 제어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회사가 만든 하이브리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 DM-i의 핵심은 ‘전기차 우선’ 구조
DM-i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모터가 주행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가 엔진 주행을 기본으로 하고 모터가 보조하는 방식이라면, DM-i는 반대로 모터 주행을 기본에 둔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엔진이 꺼진 상태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전기차 특유의 느낌도 이 때문에 가능하다. 배터리 잔량이 낮아지거나 더 큰 출력이 필요할 때는 엔진이 개입한다. 다만 이때도 엔진은 무작정 바퀴를 돌리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거나, 고속 주행 시 직접 바퀴에 힘을 전달한다.
즉 DM-i는 주행 조건에 따라 전기차, 직렬 하이브리드, 병렬 하이브리드, 엔진 직결 주행을 오가며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한다. 운전자는 복잡한 구조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차량이 배터리 잔량, 속도, 가속 요구량을 판단해 알아서 동력 흐름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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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파워트레인 |
# 샤오윈 엔진, 달리기보다 ‘효율’에 집중
DM-i 시스템에 들어가는 샤오윈 엔진은 일반적인 내연기관과 목적이 다르다. 고회전에서 강한 출력을 내기보다, 가장 효율이 좋은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쉽게 말해 엔진이 모든 상황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전기모터가 잘하는 영역은 모터에 맡기고 엔진은 자신이 가장 효율적인 순간에만 개입한다.
이를 위해 밀러 사이클, 고압 직분사, 가변 밸브 타이밍, 전동식 보조장치 등이 적용된다. 밀러 사이클은 압축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고 팽창 효율을 높여 연료 소비를 낮추는 방식이다. 350bar 고압 직분사 시스템은 연료를 더 미세하게 분사해 연소 효율을 높인다. 여기에 터보차저와 가변 밸브 타이밍을 조합해 다양한 회전 영역에서 효율과 응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벨트리스 구조다. 기존 엔진은 워터펌프나 에어컨 컴프레서 같은 장치를 엔진 벨트로 구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동력 손실이 발생한다. BYD는 이런 부품을 전동화해 엔진 부담을 줄였다. 실린더벽 코팅과 피스톤 링 설계 역시 마찰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최적화했다.
샤오윈 엔진은 ‘강한 엔진’이라기보다 ‘낭비가 적은 효율적인 엔진’에 가깝다. DM-i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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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엔진 이미지 |
# EHS, 모터와 엔진을 연결하는 핵심 장치
DM-i의 중심에는 EHS, 즉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있다. EHS는 발전용 모터와 구동용 모터, 제어 장치를 통합한 구동 유닛이다. 발전용 모터는 엔진과 연결돼 전기를 만들고, 구동용 모터는 바퀴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이 구조 덕분에 DM-i는 물리적인 다단 변속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전기모터와 엔진을 정교하게 제어해 필요한 만큼의 힘을 전달한다. 저속과 도심 주행에서는 모터가 중심이 되고, 고속 정속 주행에서는 엔진이 직접 구동에 참여한다. 급가속이나 추월처럼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모터 효율도 중요하다. BYD는 헤어핀 권선 기술과 유냉 방식을 적용해 모터의 효율과 냉각 성능을 높였다. 헤어핀 권선은 모터 내부에 더 많은 구리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전력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다. 유냉 방식은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를 직접 냉각해 고출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이 부분은 주행 질감과 직결된다. 출발과 저속 가속은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고속도로에서는 엔진이 효율적으로 개입해 장거리 주행 부담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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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일렉트릭하이브리드시스템 |
# 블레이드 배터리, 안전성과 내구성이 장점
BYD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블레이드 배터리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을 기반으로 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은 편이지만, 열 안정성과 내구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BYD는 이 배터리를 길고 얇은 칼날 형태의 셀 구조로 설계해 공간 활용성과 구조적 강도를 높였다.
DM-i에 쓰이는 블레이드 배터리는 하이브리드 특성에 맞춰 잦은 충전과 방전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보다 배터리 용량은 작지만,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는 빈도는 높다. 따라서 단순한 용량보다 안정적인 관리와 내구성이 중요하다.
또한, DM-i 모델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외부 충전을 통해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일부 모델은 DC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여기에 V2L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도 있어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이 지점이 흥미롭다. 하이브리드이면서도 전기차의 일부 생활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소비자에게 중요한 주행 모드
DM-i는 여러 주행 모드를 상황에 따라 바꿔 쓴다. 특히 운전자가 복잡하게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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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기술설명회, 켈빈 라이 BYD 아태 승용판매부 상품전략 부총리 |
도심 출퇴근처럼 낮은 속도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환경에서는 EV 모드가 중심이 된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면 엔진은 꺼지고 모터만으로 달린다. 이때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감은 전기차에 가깝다.
배터리 잔량이 줄어들면 직렬 하이브리드 모드가 작동한다. 엔진은 바퀴를 직접 굴리는 대신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모터가 차량을 움직인다. 엔진은 가장 효율적인 영역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연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는 엔진 직결 모드가 유리하다. 전기를 만들고 다시 모터로 바퀴를 굴리는 과정에서는 에너지 변환 손실이 발생한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엔진이 직접 구동에 참여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DM-i는 이때 클러치를 통해 엔진 동력을 바퀴에 직접 전달한다.
급가속이나 추월처럼 큰 힘이 필요한 순간에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평소에는 효율을 우선하지만, 필요할 때는 성능도 확보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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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일렉트릭하이브리드시스템 |
# 배터리를 아껴 쓰는 기능도 있어
DM-i의 또 다른 특징은 운전자가 배터리 사용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도심에서는 전기모드로 최대한 주행하고, 장거리 이동 중에는 배터리를 일정 수준 남겨둘 수 있다. 캠핑장이나 목적지에서 V2L 기능을 사용하려면 배터리를 아껴 두는 것이 유리하다.
일부 모델에는 맥스 EV 모드도 제공된다. 운전자가 전기 주행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을 때 선택하는 기능이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면 엔진 개입을 최소화하고 전기모터 중심으로 주행한다. 반대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엔진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은 도심 주행 비중이 높고, 주말 장거리 이동도 잦다. 평일에는 전기차처럼 쓰고, 주말에는 충전 걱정 없이 장거리를 달리는 사용 패턴이 가능하다면 DM-i의 장점은 더욱 뚜렷해진다.
# 기존 하이브리드와 무엇이 다른가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기아의 병렬형 하이브리드나 토요타식 하이브리드다. 이들 시스템도 연비와 내구성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갖고 있다. 다만 DM-i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전기 주행 비중을 더 크게 가져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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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기술설명회, 켈빈 라이 BYD 아태 승용판매부 상품전략 부총리 |
토요타식 하이브리드는 충전 없이 엔진과 모터를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데 강점이 있다.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주행 감각에 높은 연비를 더한 형태다. 반면 BYD DM-i는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앞세운다.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엔진은 장거리와 고속 주행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DM-i의 경쟁력은 단순 연비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충전 환경이 갖춰진 소비자라면 평소 연료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장거리에서는 내연기관의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기술이다.
# 국내 도입된다면 파급력은 작지 않다
현재 국내 BYD 승용 라인업은 전기차 중심이다. 하지만 DM-i가 국내에 들어온다면 시장은 적극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충전 불편과 배터리 가격, 겨울철 주행거리 저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동시에 하이브리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DM-i는 현실적인 전동화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리면서도, 장거리 주행에서는 충전 스트레스가 적다. 연료비 절감 효과와 전기차식 편의 기능까지 제공한다면 국내 소비자에게 설득력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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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DM-i 기술설명회, 켈빈 라이 BYD 아태 승용판매부 상품전략 부총리 |
물론 과제도 있다. 국내 인증 연비와 실제 주행 효율, 배터리 보증, 서비스 네트워크, 충전 호환성, 중고차 잔존가치 등의 검증 과정이 남아 있다. BYD라는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신뢰도 아직 형성 단계다.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DM-i는 BYD가 왜 세계 전동화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기술이다. 단순히 전기차를 많이 파는 회사가 아니라, 내연기관과 전동화 기술의 경계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브랜드라는 점을 보여준다.
# DM-i가 던지는 질문
DM-i는 하이브리드의 정의를 다시 묻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더 이상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높이는 보조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동시에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하는 독립적인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BYD의 DM-i는 그 흐름을 잘 보여준다. 전기차처럼 달리고, 내연기관차처럼 멀리 가며,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된다면,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를 바라보는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
전기차냐, 하이브리드냐의 이분법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DM-i는 그 경계 위에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BYD의 다음 경쟁력이 시작된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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