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보다 낮고 스포츠만큼 길다…파격적인 레인지로버 GT 공개

신차 / 조하은 기자 / 2026-10-29 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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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랜드로버(JLR)의 신형 레인지로버 GT <출처=JLR>

 

SUV의 대명사 레인지로버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승용차에 가까운 신차를 선보인다. 차체를 낮추고 공기역학 성능을 극대화한 전기 그랜드 투어러(GT)로, 기존 레인지로버와는 전혀 다른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최근 신형 레인지로버 GT의 개발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영국에서 벨기에를 거쳐 독일 뉘르부르크링까지 이어진 장거리 시험주행을 통해 양산을 앞둔 신차의 디자인과 주행 특성을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체 비율이다. 레인지로버 GT는 역대 레인지로버 가운데 무게중심이 가장 낮고 공기역학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다. 기존 SUV의 높은 차체 대신 낮고 길게 뻗은 실루엣을 적용해 고속주행 안정성과 장거리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다.

 

레인지로버는 개발 영상에서 신차를 SUV보다 승용차에 가까운 그랜드 투어러로 소개했다. 차체 높이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보다 낮지만, 전장은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차체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지붕선과 프레임리스 도어, 넓은 휠 아치를 조합했다. 전통적인 세단보다 차체가 높지만, 기존 SUV보다는 훨씬 날렵하다. 레인지로버 벨라를 낮게 압축한 듯한 디자인으로, 기아 EV6나 폴스타 4처럼 세단과 크로스오버의 경계를 허무는 모델에 가깝다.

 

▲ 재규어랜드로버(JLR)의 신형 레인지로버 GT <출처=JLR>

 

# 역대 가장 낮은 레인지로버…승차감과 오프로드 성능 모두 겨냥

 

이번 시험은 단순한 고속주행 성능 검증에 그치지 않았다. 개발진은 벨기에 브뤼셀 도심에서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차체 움직임과 서스펜션의 충격 흡수 능력을 점검하고,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는 주행 안정성과 조종 성능을 최종 확인했다.

 

장거리 운전 후에도 운전자가 피로를 크게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개발 목표다. 낮은 무게중심은 코너링 안정성에 유리하고, 공기저항을 줄인 차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확보와 풍절음 감소에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오프로드 성능이다. 레인지로버는 GT가 승용차에 가까운 비율을 갖췄지만 험로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개 영상에는 자갈길을 주행하는 시험차의 모습도 담겼다.

 

다만 낮은 차체 구조를 고려하면 기존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동일한 수준의 험로 주파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최저지상고와 도강 성능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 전기차 먼저 출시, 하이브리드도 준비…실내까지 파격 변화

 

레인지로버 GT는 JLR의 새로운 전동화 모듈러 아키텍처(EMA)를 적용하는 첫 번째 레인지로버다. 영국 헤일우드 공장에서 생산되며, 순수 전기차로 먼저 출시한 뒤 제품 수명주기 후반에 일반 하이브리드(HEV)를 추가할 계획이다.

 

▲ 재규어랜드로버(JLR)의 신형 레인지로버 GT <출처=JLR>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충전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고전압 전기 시스템과 듀얼모터 사륜구동 구성을 예상하지만, 확정된 사양은 아니다.

 

실내 역시 기존 레인지로버와 뚜렷하게 구별된다. JLR이 앞서 공개한 사진에는 독특한 형태의 스티어링 휠과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센터 콘솔이 등장한다.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송풍구는 외부에서 거의 보이지 않도록 숨겼으며, 직물 소재 안에 스피커를 통합해 시각적 복잡함을 줄였다.

 

특히 낮은 차체에도 뒷좌석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을 목표로 설계했다. 운전자 중심의 스포츠카보다는 뒷좌석 승객까지 편안하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고급 GT를 지향한다.

 

레인지로버 GT는 기존 벨라를 대체하는 모델이 아니라 레인지로버, 스포츠, 벨라, 이보크에 이어 추가되는 다섯 번째 독립 차종이다. 2027년 출시가 예상되지만, 정확한 판매 개시 시점과 가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 현지 예상 가격은 7만 파운드(약 1억 2500만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신차의 핵심은 단순히 차체 높이를 낮춘 전기 SUV가 아니라는 점이다. 레인지로버가 수십 년간 구축해 온 고급 SUV의 편안함과 주행 능력을 승용차에 가까운 그랜드 투어러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출시 여부와 가격은 미정이다. 다만 기존 레인지로버와 차별화된 전기 GT라는 상품성을 고려하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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