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위에서 자동차만 보고 운전자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것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머니슈퍼마켓(MoneySuperMarket)’이 의뢰한 최신 연구가 흥미를 끌고 있다. “이건 부당한 고정관념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고속도로 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아는 것은 나쁘지 않다.
머니슈퍼마켓은 20개국 운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어떤 차를 몰고 있는지에 따라 어떤 인식을 받는지에 대한 국제적인 관점’을 질문했다. 이어서 그 인식들을 자사 보험 데이터와 교차 분석했는데,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다른 운전자들을 부당하게 판단하고 있었음을 보여줬고, 다른 경우에는 우리의 인식이 정확했다.
1. BMW 운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과속하지 않는다
응답자들에게 어떤 운전자들이 가장 과속할 가능성이 큰지 물었을 때, 사람들은 특히 BMW 운전자들을 지목했으며, 상위 5위는 다음과 같았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테슬라, 스바루’
하지만 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BMW 운전자들은 실제로 과속 빈도 상위 15개 브랜드 안에 들긴 하지만, 테슬라, 사브, 랜드로버 운전자들보다 벌점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운전자들은 과속 경향이 다른 운전자들보다 약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로 따지면 BMW 운전자는 전체 과속 위반의 2.5%를 차지하고, 메르세데스-벤츠 운전자는 2.7%, 아우디 운전자는 2.8%를 차지한다.

반대로 기아는 너무 느리게 달린다는 인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과속 비율 상위 15개 브랜드에 포함되며,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기아의 느린 운전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기아 운전자들은 교통 흐름에 맞춰 빠르게 달린다.
2. 볼보 운전자는 보편적인 인식처럼 안전하다
‘예의 바르고 공손한 운전’과 가장 관련이 있는 브랜드를 물었을 때, 응답자들이 꼽은 상위 5개는 다음과 같았다. ‘볼보, 도요타, 기아, 현대차, 혼다’
볼보 운전자는 좋은 주차 습관과 방향지시등 사용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실제 데이터도 있다. 볼보는 동급의 다른 브랜드보다 차 가격은 비싸지만, 보험료는 저렴한 편이다. 보험사들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볼보를 보장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사실만 봐도, 고정관념이 항상 부당한 것은 아니며 때로는 데이터로 뒷받침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운전자가 타는 차에 따라 우리가 흔히 갖게 되는 첫인상은 다음과 같다.
BMW = 오만함
토요타 = 실용적/합리적
현대차 = 겸손함/소박함
메르세데스-벤츠 = 과시적임
테슬라 = 친환경적
볼보 = 실용적/합리적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응답자들이 꼽은 가장 쿨한 브랜드와 가장 쿨하지 않은 브랜드다.
먼저, 가장 쿨한 브랜드는
1위 메르세데스-벤츠
2위 BMW
3위 아우디
4위 테슬라
5위 폭스바겐
반면, 가장 쿨하지 않은 브랜드는
1위 테슬라
2위 기아
3위 스바루
4위 닛산
5위 BYD

흥미로운 점은 테슬라가 ‘가장 쿨하지 않은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가장 쿨한 브랜드’ 4위에도 올랐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완벽히 이해가 된다. 테슬라 모델 X 플래이드가 시속 96km까지 단 2초 남짓 걸리는 영상을 보면, 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패널이 떨어져 나가고 얕은 개울도 건너지 못하는 사이버트럭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상반된 인식은 단순히 차의 디자인이나 성능 이상의 요인과도 관련이 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짧고 논란이 많았던 정치 활동을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친환경 차는 패배자들이나 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머스크가 낭비적인 시스템을 고치려 노력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술 마니아들은 이런 논란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테슬라가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감각과 첨단 기술에 열광한다.
흥미롭게도 ‘가장 쿨하지 않은 브랜드’라는 불명예는 ‘가장 쿨한 브랜드’보다 국제적으로 더 다양한 결과를 보였다. 미국, 호주, 인도에서는 모두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가장 쿨한 브랜드로 꼽혔지만, 쿨하지 않은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테슬라를 지목했고, 미국과 그리스는 기아, 인도는 스즈키, 폴란드는 BMW를 꼽았다. 결국, 이런 논쟁은 객관적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어 보인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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