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덫’ 테슬라 전동식 도어 논란…집단소송 잇따라

결함·리콜 / 조윤주 기자 / 2025-11-06 16: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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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2012년 모델 S에 처음 선보인 전동식 도어 핸들이 심각한 안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발생한 모델 S 화재 사고로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소송이 제기되면서, 테슬라의 ‘미래지향적’ 도어 설계가 오히려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전기가 끊기면 문도 열리지 않아

문제의 핵심은 테슬라의 전동식 도어 개폐 시스템이다. 모델 S의 도어는 외부에서는 매립형 손잡이가 자동으로 튀어나오고, 내부에서는 버튼을 눌러 전자 신호로 문을 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버튼을 누르면 저전압 회로가 작동해 창문을 살짝 내리고 도어 잠금을 해제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저전압 전기 회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이다. 충돌 사고나 화재로 전원이 끊기면 도어를 열 수 없다. 테슬라는 비상용 수동 개폐 장치를 마련해뒀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 찾을 수도, 쓸 수도 없는 비상 탈출구

원고 측 변호인은 “모델 S 뒷좌석의 경우 카펫을 들어 올려야 비로소 금속 탭 형태의 비상 개폐 장치가 보인다”면서 “긴급 상황에서 이를 찾아 작동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테슬라 모델들도 도어 내부 포켓 깊숙한 곳에 수동 개폐 장치를 숨겨놔, 평소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조차 비상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차량 외부에는 어떠한 수동 개폐 장치도 없다는 점이다. 화재가 발생해도 구조대원들이 문을 강제로 열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적인 차량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테슬라는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이번 위스콘신 사고 유족들은 소장에서 “테슬라는 이미 여러 차례 유사한 화재 사고를 통해 도어 시스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전성이 입증된 설계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사 사례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사이버트럭 사고로 사망한 남성의 유족이 “사이버트럭은 충돌 시 치명적인 덫”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0월에는 지난해 11월 사이버트럭 화재로 숨진 두 여대생의 가족도 추가 소송에 나섰다.

 

# 규제 당국도 움직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차량의 도어 개폐 시스템 관련 고장 사례 수십 건을 분석한 끝에 지난 9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10월 말까지 신고 건수가 두 배로 급증하자 조사 범위를 확대한 상태다.

 

 

중국 규제 당국은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순수 전자식 도어 개폐 장치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테슬라도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된 도어 릴리스 메커니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개선안이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운행 중인 차량에 대한 긴급 리콜과 구조적 개선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서 온 디자인’이라던 테슬라의 전동식 도어가 오히려 승객들을 과거로 돌릴 수 없는 비극 속에 가둬버린 셈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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