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톤짜리 ‘움직이는 백악관’… 트럼프 전용차에 숨겨진 장비들

세계자동차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8-25 14:56:49
  • 카카오톡 보내기

▲ <출처=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이나 헬리콥터 ‘마린원’을 이용하지 않을 때 타는 차량이 있다. 일명 ‘더 비스트(The Beast)’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 방탄 리무진이다.

 

무게만 약 9.1톤에 달하고 제작비는 약 150만 달러(약 21억원)로 알려졌다. 겉모습은 캐딜락 대형 세단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방탄·방폭 장비와 보안 통신 시스템, 응급 의료 장비까지 갖춘 이동식 경호 시설에 가깝다.

 

더 비스트는 2025년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기에 앞서 이 차량에 함께 탑승했다. 이동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두 정상이 별도의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됐다.

 

▲ <출처=백악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링컨 리무진을 이용했다. 그러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GM의 캐딜락이 대통령 전용차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의 더 비스트는 미 비밀경호국이 2014년 발주해 2018년부터 운용하기 시작한 모델이다. 외관은 캐딜락 세단을 길게 늘인 듯하지만 내부 구조는 일반 승용차와 완전히 다르다.

 

우선 차체는 GM의 대형 상용트럭인 쉐보레 코디악의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9톤이 넘는 무게 역시 단순히 차체가 크기 때문이 아니다. 차량 전체에 방탄·방폭을 위한 장갑이 적용되고 외부 공격에 대비한 다양한 보호 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창문 두께는 약 7.6cm, 차체 장갑은 약 20cm에 달한다. 실내는 생화학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밀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보안 사양은 기밀이지만 야간투시 장비와 최루가스 발사 장치, 침입을 막기 위해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는 도어핸들 등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진다.

 

▲ <출처=백악관>

 

더 비스트의 특별한 점은 단순히 총탄을 막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 장비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량 내부 냉장고에는 대통령과 같은 혈액형의 혈액이 보관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이 이동 중 응급상황을 겪더라도 외부 지원을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장치다. 이밖에 보안 통신 시스템도 핵심으로, 차량에서 핵무기 발사 명령과 관련된 통신까지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에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고급 가죽 시트와 생수 보관 공간 등이 마련된다. 차량 곳곳에는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장과 ‘E Pluribus Unum(여럿으로부터 하나)’이라는 문구도 새겨져 있다.

 

더 비스트는 미국 밖에서도 대통령과 함께 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날 때는 미 공군 C-17과 같은 대형 군용 수송기를 이용해 차량을 목적지로 미리 운송한다.

 

▲ <출처=게티>

 

해외에서는 차량 전면에 미국 국기와 방문국 국기를 함께 달고, 대통령 취임식 때는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차량 번호판을 교체하기도 한다. 2025년 두 번째 취임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더 비스트에 함께 타고 취임식장으로 이동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프리덤 250 그랑프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행사에서는 도심 약 2.7km 구간이 자동차 경주 코스로 활용됐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더 비스트를 타고 경기 시작 전 기념 주행에 나섰다.

 

더 비스트는 겉으로는 캐딜락 리무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9톤이 넘는 차체 안에 방탄 장갑과 통신·의료·보안 장비를 집약한 ‘움직이는 백악관’에 가깝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