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4륜 전기 '버기' 골프장에 깜짝 등장…출력만 160마력

신차 / 조윤주 기자 / 2026-07-15 10:49:00
  • 카카오톡 보내기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제네시스가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깜짝 공개했던 독특한 전기차를 골프장에서 다시 선보였다. 네 바퀴를 각각 독립적으로 구동하고 조향할 수 있는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다.

 

제네시스는 2026 르망 24시간을 통해 고성능 브랜드로의 전환을 알리는 여러 차량을 공개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GMR-001 하이퍼카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르망 24시간에 출전해 완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19번 차량은 372바퀴를 주행한 뒤 종합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도로용 고성능 모델과 GT3 레이스카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마그마 GT 콘셉트도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예상 밖의 관심을 받은 차량은 레이스카나 슈퍼카가 아닌 작은 전기 버기였다.

 

제네시스 버기는 폐쇄된 공간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개발한 4인승 전기 콘셉트카다. 루크 동커볼케 제네시스 사장 겸 최고창조책임자(CCO)가 레이스 패독과 피트 구역에서 선수, 관계자, VIP 등을 운송할 목적으로 구상했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박스 버기’라는 이름은 레이싱 중 차량을 피트로 불러들이는 무전 지시어인 “박스, 박스(Box, box)”에서 따왔다. 동시에 1970년대 등장한 각진 형태의 미니밴 ‘브루베이커 박스(Brubaker Box)’의 디자인도 참고했다.

 

차체는 문이 거의 없는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으며, 전면부에는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램프가 적용됐다. 외장은 애틀랜틱 블루 매트 색상으로 마감했고, 실내는 2+2 시트 배치에 베이지색 소재와 알루미늄 장식, 타탄 패턴 직물을 조합했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겉모습은 미래형 골프 카트처럼 보이지만, 내부 기술은 일반적인 소형 이동 수단보다 훨씬 복잡하다.

 

박스 버기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네 개의 e-코너 모듈이 탑재됐다. 각각의 모듈은 전기모터와 전자식 댐퍼, 스티어 바이 와이어,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기술을 하나로 통합한 구조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네 바퀴에 각각 모터가 장착돼 사륜구동을 구현하며,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조향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모터는 각각 30kW급이며, 시스템 합산 출력은 약 120kW, 약 160마력에 달한다. 배터리는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에 사용된 소형 배터리 팩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커볼케 사장은 박스 버기의 힘이 네 바퀴를 동시에 미끄러뜨리는 ‘4륜 번아웃’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차체 크기와 용도를 고려하면 상당히 강력한 출력이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박스 버기의 핵심은 최고속도보다 기동성이다. 네 바퀴의 각도를 자유롭게 제어해 차량을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크랩 모드,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 턴, 차체 방향을 유지한 채 옆으로 이동하는 측면 이동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좁은 패독이나 주차 공간에서 차체를 여러 번 앞뒤로 움직이지 않고도 원하는 방향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는 이를 레이스 서킷뿐 아니라 골프장, 공항, 리조트, 대형 주거단지 등의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르망에서 선수와 VIP를 위한 의전 차량으로 처음 등장한 박스 버기는 지난 7월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2026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도 투입됐다.

 

제네시스는 박스 버기를 골프 코스 안에서 실제로 운영하며 제한된 공간에서의 이동성과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탄 패턴을 적용한 실내는 스코틀랜드 골프장의 분위기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 2026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 선수 <출처=제네시스>

 

이번 대회에는 박스 버기 외에도 GV60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축소 모델, GV70 전동화 모델 등 총 14대의 제네시스 차량이 전시됐다. 대회 운영을 위해 별도로 135대의 차량도 제공됐다.

 

다만 박스 버기가 일반 소비자용 골프 카트로 양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네 개의 독립 구동 모터와 e-코너 모듈, 각종 바이 와이어 기술을 적용한 만큼 제작 비용과 시스템 복잡성이 일반적인 골프 카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 제네시스 박스 버기(Box Buggy) 콘셉트

 

제네시스 역시 박스 버기를 구체적인 양산차라기보다 첨단 모빌리티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과 레이스 패독에서 실제 운행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시용 디자인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박스 버기는 제네시스가 고성능 자동차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이동 수단과 고객 경험까지 브랜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당장 전시장에 등장할 차량은 아니지만, 현대모비스의 e-코너 기술이 향후 양산차나 자율주행 셔틀에 어떻게 적용될지를 미리 보여주는 움직이는 실험실에 가깝다.


더드라이브 / 관리자 speedx@naver.com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