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들어오게 하라” 트럼프 한마디에 美 자동차 시장 술렁

세계자동차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1-16 16: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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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크 PHEV 픽업트럭 <출처=BYD>

 

불과 1년 전만 해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세 지옥’의 문턱에 서 있었다. 공급망과 완성차를 겨냥한 고율 관세가 잇따라 부과되면서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자국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산 제품 전반에 강력한 수입 관세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이러한 기조와 결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조건부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단, 전제 조건은 명확하다. 미국 내 생산과 미국인 고용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Pixabay>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BYD,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디트로이트의 기존 자동차 기업들과 경쟁하는 상황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단 네 단어로 압축했다. 바로 “중국이 들어오게 하라(Let China come in)”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행사에서 “그들이 미국에 들어와 공장을 짓고, 당신과 당신의 친구, 이웃을 고용한다면 훌륭한 일”이라며 “나는 그것을 사랑한다. 중국도 들어오고, 일본도 들어오게 하라”라고 말했다. 해외 기업의 현지 생산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전제로 한 시장 개방 구상인 셈이다.

 

▲ 7X <출처=지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주시해 온 것은 오래된 이야기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전기차 확산 속도 역시 빠르다. 실제로 일부 중국 기업들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참석해 미국 시장의 반응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와 폴스타의 모회사인 지리는 CES 현장에서 미국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향후 몇 년 내 공식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직접 미국 소비자와 만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 전기차 구입 의사에 관한 설문조사 <출처=오토 퍼시픽(AutoPacific)>

 

디트로이트의 이른바 ‘빅 3’가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드의 짐 팔리 CEO는 과거 중국 전기차에 대해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 완성도는 이미 위협적인 수준”이라며 “미국 내 생산이 현실화될 경우 디트로이트 완성차 업체들이 체감하는 압박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소비자들 역시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전기차 구매에 점차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컨설팅 회사 ‘오토 퍼시픽(AutoPacific)’의 설문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세 미만 응답자 중 약 76%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고려율도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 G9 <출처=Xpeng>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에 유리한 선택처럼 보인다.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 공급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입장에서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과의 사상 최대 수준의 본토 경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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