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는 충돌 안전과 전자 시스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브랜드다. 그러나 최근 일부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고나 화재, 침수 등으로 전원이 차단될 경우 전동식 도어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차주들이 스스로 탈출 수단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사고에서는 탑승자가 차량에 갇혀 탈출하지 못한 사례가 문서로 확인됐으며, 구조대가 외부에서 매립형 도어를 여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있었다. 최신 모델에도 수동 도어 해제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그 위치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 문제는 ‘수동 도어 해제 장치의 위치’
테슬라의 도어 시스템은 대부분 전동식으로 작동한다. 평상시에는 간편하지만,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면 기계식 수동 도어 해제 장치만이 유일한 탈출 수단이 된다. 문제는 이 장치의 위치가 차종과 연식, 좌석에 따라 크게 다르며, 상당수가 시야에서 벗어난 곳에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앞좌석은 비교적 상황이 낫다. 모델 3, 모델 Y, 모델 S, 모델 X, 사이버트럭 모두 앞좌석 도어에는 윈도 스위치 앞쪽에 기계식 래치가 마련돼 있어, 존재만 알고 있다면 전원 차단 상황에서도 도어를 열 수 있다.

반면 뒷좌석은 구조가 훨씬 복잡하다. 2024년 이후 생산된 모델 3와 모델 Y에서는 도어 포켓 안의 플라스틱 커버를 분리한 뒤 내부 고리를 당겨야 한다. 사이버트럭 역시 유사한 방식이다.
모델 X는 리어 스피커 그릴을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하며, 모델 S는 좌석 아래 카펫 뒤쪽에 해제 케이블이 숨겨져 있다. 더 심각한 것은 2023년 이전 생산된 모델 3에는 뒷좌석 수동 도어 해제 장치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사고 직후의 혼란과 공포를 고려하면, 이러한 구조는 탑승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 차주들이 선택한 자구책, 유리 파쇄기와 사전 안내
이 같은 우려가 쌓이면서 결국 테슬라 차주들은 유리 파쇄기를 차량 내부에 상시 비치하기 시작했다. 특히 뒷좌석 탑승자가 쉽게 손에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어린이나 고령자가 자주 탑승하는 경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신은 수동 도어 해제 장치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프터마켓 액세서리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테세리(Tesery), EV 다이내믹스(EV Dynamics) 등은 차종별 맞춤형 풀 코드 키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아마존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라이드셰어 운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간다. 미국 테네시주 우버 기사 채드 링컨은 모델 3에 승객이 탑승할 때마다 짧은 안전 안내를 제공한다. 그는 “비행기 안전 설명처럼, 비상 시 도어를 여는 방법을 미리 알려준다”면서 “당황한 상태에서도 기억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전동식 해제와 수동 해제를 하나의 직관적인 버튼으로 통합하는 도어 핸들 재설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첨단 기술은 분명 편리하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직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테슬라 차주들이 직접 탈출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술과 현실 사이의 큰 간극을 보여준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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