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이상 차량을 방치한다면…장기 주차의 위험과 대처 방법

자동차 뉴스 / 박근하 기자 / 2025-10-28 14: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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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달리기 위해 존재한다. 엔진은 열과 마찰을 통해 윤활되고, 각종 유체는 순환하면서 부품을 보호한다. 그러나 이 모든 순환이 멈추는 순간, 자동차는 천천히 ‘퇴화’하기 시작한다. 사람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으면 약해지듯, 자동차도 오랫동안 세워두면 내부의 생명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5년 동안 차고에 방치됐던 재규어 E-타입이다. 겉보기엔 멀쩡했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랐다. 고무는 굳어 갈라지고, 금속 부품은 녹슬었으며, 각종 오일류는 산화돼 점성을 잃었다. 서스펜션은 처지고, 타이어는 갈라졌다. 실내에는 습기가 차 곰팡이가 피었으며,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배어 나왔다.

 

 

이처럼 장기 주차는 차의 수명을 빠르게 단축시킨다. 2~3주 이상 운행이 없으면 배터리 충전이 원활하지 않고, 엔진오일이 고여 금속 표면이 산화된다. 특히 연료는 저장용으로 설계되지 않아, 몇 달만 지나도 휘발유가 끈적해지고 연료펌프나 인젝터, 연료라인을 막을 수 있다. 디젤 연료도 마찬가지로 응결이 발생하며 내부 부식을 유발한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확대된다. 변속기와 구동계 내부의 오일이 굳어 기어의 마모를 촉진하고, 씰이 말라 틈이 생기면 냉각수나 윤활유가 새기 시작한다. 냉각수가 산성화되면 알루미늄과 철 부품을 부식시켜 복구가 어렵다. 게다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은 차는 해충이나 설치류의 은신처가 되기 쉽다. 쥐들이 전선이나 내장재를 갉아먹어 수리비가 수백만 원에 이를 수 있다.

 

 

물론 차량의 장기 보관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차량의 외관과 하체를 깨끗이 세척한 뒤 왁스를 입혀 부식을 막아야 한다. 연료탱크에는 에탄올이 섞이지 않은 연료 안정제를 넣어 산화와 슬러지 생성을 예방한다. 보관 장소는 온도와 습도가 일정한 실내 공간이 이상적이다. 배터리는 트리클 충전기(Trickle Charger)나 배터리 텐더(Tender)를 사용해 방전을 막는 것이 좋다.

 

타이어는 규정 압력보다 약간 높게 공기를 채우고, 가능하면 잭 스탠드에 올려 무게를 분산시킨다. 주차 브레이크는 해제하고, 오일과 냉각수는 새것으로 교체한 뒤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완벽한 보관이라 하더라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시동을 걸어 오일을 순환시키고, 가능하면 짧은 거리라도 주행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는 움직여야 건강하다. 장기간의 미운행은 단순한 ‘방치’가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다. 오랜 시간 자동차를 세워둘 계획이 있다면, 주기적인 점검과 최소한의 관리가 차량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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