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의 쇼핑 기능을 홍보하다 자신의 이메일 주소와 신용카드 일부 정보까지 공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본 이용자들이 실제 주문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려는 시도까지 벌이면서 AI 쇼핑의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 IT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에 그록을 활용해 스타워즈 레고 제품을 구매한 화면을 공개했다.
문제는 게시물에 주문번호 10자리와 이메일 주소, 청구지 및 배송지 정보, 결제 금액, 신용카드 끝 네 자리가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2억 40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머스크의 게시물은 곧바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 주문 취소에 400개 추가 구매 시도까지
머스크의 개인정보가 공개되자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실제 주문 변경에 활용하려 했다. '엔더맨(Enderman)'이라는 X 이용자는 머스크가 공개한 이메일 주소와 주문번호를 이용해 레고의 고객 상담 챗봇에 접속했다. 이후 주문을 취소했다며 관련 화면을 공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레고의 AI 상담원 '소피아(Sophia)'를 통해 주문을 다시 활성화하고, 구매 수량을 400개로 늘리면서 배송지까지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주문 취소나 변경이 최종 처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자신의 주문이 취소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공개된 배송지는 실제 거주지가 아니라 우편물을 수령하는 주소라고 해명했다.
# 신용카드 사진만 올리면 AI가 결제…보안 우려 확산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머스크가 홍보하려던 기능 때문이다.
그록은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의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까지 진행하는 이른바 '에이전트 쇼핑' 기능을 제공한다. 머스크는 신용카드 사진을 AI에 올리는 방식까지 소개하며 편리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AI에 결제를 맡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Visa)도 AI 쇼핑의 보안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악성 판매자가 AI의 상품 검색과 구매 과정을 조작해 가짜 쇼핑몰로 유도하고, 결제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비자가 AI 결제 자체를 금지하거나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비자는 토큰화와 결제 승인 통제 등을 활용한 안전한 AI 결제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 세계 최고 부자도 피하지 못한 개인정보 노출
머스크는 최근 자산 가치의 급격한 변동으로도 주목받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스페이스X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그의 추정 재산은 약 9829억 달러(약 1310조 원)로 줄어들며 1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번 개인정보 노출 사건과 재산 감소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이번 사건은 세계적인 기술기업 경영자조차 기본적인 개인정보 공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AI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실제 구매와 결제까지 수행하는 시대에는 카드번호뿐 아니라 주문번호와 이메일, 배송지 등 구매 관련 정보의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