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충전으로 1000km.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주행거리 불안’이 현실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 전고체 배터리 대신, 액체 전해질을 이용해 배터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중국 상하이 우주항공기술연구소(SAST)와 난카이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주행거리를 최대 두 배까지 늘릴 수 있는 액체 전해질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1회 충전 시 약 620마일(약 998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난카이대학교 첸 준 교수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향상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주행거리 불안’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 요소다. 현재도 일부 전기차는 300마일(약 483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접근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기술로 꼽히고 있지만, 높은 제조비와 양산 난이도가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반면 액체 전해질 개선은 기존 생산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핵심은 전해질 소재 변화다. 연구진은 기존 산소·질소 기반 전해질 대신 하이드로플루오로카본 기반 물질을 적용해 점도를 낮추고, 이온 전도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플루오린 기반 리간드 구조를 더해 전반적인 성능을 개선했다.
그 결과, 섭씨 약 -70도 수준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SAST 연구원 리융은 “극한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기술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안전성 검증과 대량 생산 체계 구축, 비용 경쟁력 확보 등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반드시 ‘전고체’로만 진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액체 전해질 기반 기술의 재조명과 함께, 전기차 시장의 기술 경쟁 구도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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