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안 내려도 끝”…로봇이 기름 넣는 주유소 등장

세계자동차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5-04 16: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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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 로봇이 주유를 대신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주유소가 등장했다. 운전자는 결제만 하면 되고, 이후 주유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진행된다. 연료 주입구 캡을 여닫는 작업까지 포함된다.

 

러시아 화학 기업 RCC 산하 오일랩(OilLab)이 최근 개장한 이 주유소는 일반 휘발유와 디젤은 물론 전기차 충전도 지원한다. 고출력 충전기 2기를 통해 최대 4대의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운영되는 카페와 식당, 편의점이 함께 마련돼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외관은 주변 숲과 대비되는 어두운 색감으로 설계돼 독특한 인상을 주지만, 이 시설의 핵심은 ‘로봇 주유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지정된 위치에 차량을 정차한 뒤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로봇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차량에 안전하게 접근 가능한지 먼저 확인한다. 이후 로봇 팔이 연료 캡을 열고 고정하면, 별도의 장치가 노즐을 삽입해 연료를 주입한다. 주유가 완료되면 노즐은 자동으로 회수되며, 연료가 바닥에 떨어지는 상황도 최소화된다.

 

이 같은 방식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일반 주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량의 연료 누출은 시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토양에 스며들 수 있고, 이는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에 따르면 연료에 포함된 벤젠 성분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유가 끝나면 로봇은 연료 캡을 다시 닫고 주유구 주변을 정리한 뒤 원위치로 돌아간다. 전체 과정은 별도의 안내 음성이나 복잡한 인터페이스 없이, 기존 주유 방식과 유사한 흐름으로 진행된다.

 

 

현재 이 시스템은 시험 운영 단계에 있는데, 기술 안정성과 사용자 반응을 검증 중이다. 다만 주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조수석 측에 주유구가 있는 차량만 지원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연료량을 사전에 선택할 수 없는 것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오일랩은 향후 이러한 형태의 주유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 검증이 완료될 경우 다른 지역은 물론 경쟁 업체로의 확산 가능성도 있다.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테슬라는 자동으로 충전 포트를 찾아 연결하는 ‘메탈 스네이크’ 충전 장치를 공개했지만,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는 무선 충전 기술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대규모 적용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중국 역시 로봇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력망 유지보수 로봇에 약 10억 달러(약 1조 4,7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공장 자동화와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로봇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로봇 기술 도입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캠퍼스 순찰 로봇, 매장 청소 로봇, 자율 배송 드론, 무인 항공기, 소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노동력 감소와도 맞물려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봇 기반 자동화는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로봇 주유 시스템이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비용 효율성과 기술 안정성 확보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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