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부터 달랐다” 테슬라 로보택시, 고객 차량과 선 긋기 시작

세계자동차뉴스 / 조윤주 기자 / 2026-01-27 17: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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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택시 카메라 세정 장치 <출처=@SawyerMerritt>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수년간 “모든 테슬라 전기차는 언젠가 로보택시가 되어 차주에게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반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행보는 이 약속이 여전히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운행 중인 테슬라 로보택시 차량에서 일반 고객 차량에는 없는 하드웨어가 확인됐다. 로보택시에는 후방 및 측면 리피터 카메라에 전용 세정 장치가 추가됐으며, 전면 카메라 하우징 역시 김서림과 내부 가스 발생을 줄이기 위해 완전히 밀폐된 신규 구조로 변경됐다.

 

반면 고객이 구매하는 일반 테슬라 차량은 여전히 카메라 오염 시 직접 청소가 필요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사양 차이를 넘어, 일반 고객 차량이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 로보택시 카메라 세정 장치 <출처=@SawyerMerritt>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충분하다”라는 약속의 반복

 

머스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모든 테슬라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2016년 10월 그는 당시 생산 중이던 모든 테슬라가 “인간보다 훨씬 안전한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를 이미 갖추고 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 테슬라는 막 하드웨어 2 오토파일럿을 도입한 단계였고, 실제로 FSD(Full Self Driving)가 의미 있게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하드웨어 3가 등장한 이후였다. 기술적 한계를 머스크가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테슬라는 결국, 로보택시가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가치 상승 자산’으로 포장해왔다. 주차된 상태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로보택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은 수많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 로보택시 카메라 세정 장치 <출처=@SawyerMerritt>

 

# FSD 가격은 내려가고, 약속은 미뤄졌다

 

머스크는 FSD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조기 구매를 권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FSD 가격은 2022년 최고 1만 5,000달러(약 2170만 원)까지 올랐다가 2024년 8,000달러(약 1157만 원)로 대폭 인하됐다. 더 나아가 2026년 2월 14일 이후에는 일시불 구매가 중단되고 월 99달러(약 14만 원) 구독 방식만 유지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최근 다시 한번 “FSD 언슈퍼바이즈드가 곧 출시되며, 이를 통해 차주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스틴 로보택시 역시 2025년 말까지 완전 무인 운행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입증하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 로보택시 카메라 <출처=@SawyerMerritt>

 

# ‘무감독 주행’의 실체는 여전히 사람 동승

 

이달 초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오스틴에서 제공된 무감독 주행 체험에 초대됐지만, 완전 무인 로보택시 탑승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FSD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모스 역시 38차례 주행 모두에서 안전 요원이 동승했다.

 

이는 지난해 테슬라가 선보였던 자율주행차 자가 인도 이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에도 모든 차량이 자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것처럼 홍보됐지만, 실제로는 단발성 시연에 그쳤다. 오스틴 로보택시 역시 아직은 개념 증명(PoC)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로보택시 카메라 세정 장치 <출처=@SawyerMerritt>

 

# 로보택시는 ‘전용 차량’, 고객 차량은 제외?

 

이번에 포착된 로보택시 하드웨어 변경은 의미심장하다.

 

악천후에서도 무인 운행이 가능한 수준의 카메라 세정 시스템과 밀폐 구조는 승객이 개입할 수 없는 로보택시 환경에서는 필수적이다. 테슬라 입장에서 카메라 오염이나 김서림으로 주행이 중단되는 불안정한 경험을 허용할 수는 없다.

 

결국, 이는 일반 고객 차량이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편입되지 않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테슬라가 말해온 ‘모든 차가 로보택시가 된다’라는 비전은, 점점 전용 로보택시 차량만의 이야기로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 로보택시 카메라 세정 장치 <출처=@SawyerMerritt>

 

# 모든 테슬라는 가치 상승 자산? 전문가들의 시각

 

테슬라는 여전히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인 브랜드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그동안 반복돼온 ‘모든 테슬라는 가치 상승 자산’이라는 메시지가 또 하나의 과장된 약속에 가까웠음을 보여준다.

 

기술은 분명히 진화하고 있지만, 그 혜택이 기존 차주에게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전용 로보택시 플릿에 한정될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지금 테슬라가 보여주는 방향은 후자에 훨씬 가까워 보인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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