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슈퍼차저에서 충전 중 총격이나 폭력 사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충전 케이블을 분리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새 기능의 이름은 ‘Emergency Drive Away(긴급 이탈)’다. 기존 테슬라는 충전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서는 주차(P)에서 주행(D) 모드로 바꿀 수 없었다. 운전자가 화면이나 앱, 충전 손잡이 버튼을 이용해 충전 포트를 먼저 해제해야 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2026.38.3 업데이트 이후 미국 슈퍼차저에서는 긴급 상황에 한 해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D단으로 변경할 수 있다. 운전자가 경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긴급 이탈을 선택하면 차량이 그대로 출발하며 충전 커넥터가 강제로 분리된다.

이 기능은 지난 8월 미국 아이다호주 트윈폴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도입됐다. 당시 슈퍼차저가 있는 주차장에서 총격범이 테슬라 차량 주변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고,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사건 이후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충전 중에도 즉시 도주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다.
다만 이 기능은 말 그대로 최후의 수단이다.
테슬라는 긴급 이탈 기능을 사용하면 차량의 충전 포트와 슈퍼차저 모두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슈퍼차저 시설의 전기·토목 수리비가 경우에 따라 최대 2만5,000달러(약 3,400만원)에 이를 수 있으며, 차량 역시 충전 포트 점검을 위해 서비스센터 방문이 의무적이다.

테슬라는 고의적인 오용에는 추가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긴급 상황에서 사용했을 경우 누가 슈퍼차저 수리비를 부담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 이 기능은 미국 슈퍼차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2021년 이전 생산된 모델 S와 모델 X는 지원하지 않는다. 별도의 충전기 하드웨어 개조는 필요하지 않아 미국 내 V2·V3·V4 슈퍼차저에서 모두 작동한다. 가정용 충전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이미 비슷한 아이디어의 제품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미국 업체 EVject는 긴급 상황에서 케이블을 끊고 달아날 수 있는 299달러짜리 브레이크어웨이 어댑터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과거 고전류 충전 시 과열 위험 등을 이유로 이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충전 편의 기능이라기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차량을 즉시 탈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안전장치에 가깝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충전 케이블을 뽑을 몇 초조차 위험한 상황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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