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까지 번쩍 든 아틀라스…현대차 로봇, 산업 현장 투입 성큼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 2026-05-19 18:50:06
현대차 산하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23kg 냉장고를 직접 들어 옮기는 모습이 공개됐다. 단순한 동작 시연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전신 제어와 물체 조작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8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틀라스가 소형 냉장고를 들어 올려 테이블 위로 옮기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약 23kg 무게의 냉장고를 들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양팔로 물체를 안정적으로 들어 올린다. 이후 냉장고를 든 상태로 균형을 유지하며 뒤쪽 테이블까지 이동한다. 이어 상체를 180도 회전한 뒤 냉장고를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개발자가 냉장고 문을 열고 음료 캔을 꺼내 마시는 모습이 등장한다. 로봇이 단순히 물체를 들어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작업 환경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의 동작을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한 장면이다.
이번 시연의 핵심은 전신 제어 기술이다. 로봇이 무거운 물체를 들고 이동하려면 팔의 힘뿐 아니라 다리, 허리, 상체, 관절 전체가 동시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물체의 무게중심이 조금만 달라져도 자세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고도화된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냉장고처럼 크기와 무게가 일정하지 않은 물체를 다룰 때는 더 높은 수준의 판단 능력이 요구된다. 로봇은 물체의 정확한 무게중심이나 질량 정보를 사전에 모두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센서를 기반으로 상태를 추정하고, 자세를 실시간으로 보정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영상이 강화 학습과 전신 제어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틀라스가 연구실 수준의 기술 시연을 넘어, 변수가 많은 산업 현장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회사 측 블로그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대규모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 학습을 통해 동작을 학습했다. 강화 학습은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최적의 동작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 과정을 통해 아틀라스가 몇 주 만에 실제 환경에서 해당 작업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아틀라스는 냉장고에 접근하고, 물체를 인식한 뒤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실제 환경에서 23kg 냉장고뿐 아니라 최대 45kg 냉장고 운반에도 성공했다.
이번 영상에 등장한 아틀라스는 개발형 모델이다. 상용화를 고려해 설계된 만큼 성능과 유지보수 효율성도 강화됐다. 예를 들어 액추에이터는 두 종류로 표준화됐고, 양팔과 양다리는 같은 구조로 설계돼 부품 교체가 쉽도록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양산 단계에서 비용 효율성도 기대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의 훈련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아틀라스가 한 발을 든 채 360도 회전하거나 백플립을 수행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러한 동작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로봇의 균형 감각과 회복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물구나무서기와 백플립 같은 동작이 아틀라스의 유연성, 균형성, 넘어졌을 때 회복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보틱스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CES 2026에서는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라는 비전 아래 로봇 기술을 인간의 일상과 산업 현장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으로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로봇과 AI 기술을 결합해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아틀라스 영상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한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작업 현장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거운 물체를 들고 이동하며, 몸 전체를 활용해 균형을 잡고, 복잡한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은 향후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한편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미국 로보틱스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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