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닮아가는 자동차… 운전자는 4년 전보다 더 산만해졌다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18 18:04:15
자동차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운전 중 차량 기능을 조작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한 최신 차량의 인터페이스가 오히려 운전자의 시선을 도로에서 더 오래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스웨덴의 한 자동차 업체는 2022년에 진행했던 차량 조작 시험을 올해 같은 방식으로 다시 실시했다. 공조 설정과 라디오 채널, 디스플레이 밝기 등을 조절하는 동안 운전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화면이나 조작부를 확인해야 하는지 측정했다.
시험은 폐쇄된 비행장에서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달리면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실제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를 가정해 각 차량의 조작 방법을 미리 충분히 익힌 채 임했다. 이후 정해진 기능을 모두 조작하는 데 걸린 시간과 그동안 차량이 이동한 거리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2022년 시험에서는 작업을 끝내는 동안 차량이 평균 756m를 이동했지만, 올해는 약 813m로 늘었다. 같은 작업을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도 2022년보다 평균 2초가량 길어졌다.
오히려 2005년형 볼보 V70이 훨씬 빨랐다. 당시 버튼이 너무 많고 조작부가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차량임에도,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이동한 거리는 평균 300m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된 차량은 마쓰다의 CX-60이었다. 참가자가 정해진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차량이 이동한 거리는 평균 1.14㎞였다. 마쓰다는 최신 인터페이스가 안전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오히려 운전자가 조작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했던 것이다.
반대로 볼보 XC60은 평균 약 485m만 이동하고 모든 작업을 마쳤다. XC60 역시 터치스크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터치스크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얼마나 쉽게 찾고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대시보드 위쪽에 화면을 높게 배치한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는 경향도 나타났다. 화면을 보기 위해 시선을 크게 아래로 내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제조사는 최근 신차 개발에서 터치스크린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물리 버튼과 스위치를 다시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변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주행 중 필요한 기능을 얼마나 빠르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느냐다. 화면이 아무리 크고 기능이 많아도 운전자가 조작 방법을 찾느라 도로에서 눈을 떼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편의성은 오히려 안전을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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