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전까지 휴대전화”… 실제 운전 데이터 보니 경찰 기록의 7배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28 18:00:25
교통사고 직전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가 경찰 기록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사고 원인으로 기록된 사례보다 최소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캠브리지 모바일 텔레매틱스와 함께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4개 주에서 수집된 보험사의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분석했다.
텔레매틱스는 차량이나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센서와 통신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주행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의 속도와 가속·감속, 주행 시간 같은 정보는 물론 스마트폰 사용 여부와 같은 운전 행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운전자의 진술이나 경찰 판단이 아닌 실제 주행 데이터를 통해 사고 직전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약 1만 7000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경찰이 휴대전화 사용을 사고 원인으로 기록한 사례는 전체의 1%에 불과했다. 반면 텔레매틱스가 조사한 수치에서는 단독 차량 사고의 7%, 두 차량이 관련된 사고의 8%에서 사고 발생 직전 30초 이내 휴대전화 사용이 감지됐다.
이는 통화와 문자뿐 아니라 화면을 누르거나 스와이프하는 ‘조작’과 휴대전화 잠금이 해제된 상태까지 포함된 것이다.
사용 유형별 차이도 컸다. 텔레매틱스에서는 사고 직전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사용한 사례가 22건으로 확인됐지만 경찰 보고서에는 7건만 기록됐다. 핸즈프리 통화는 90건과 1건, 휴대전화 조작은 639건과 20건, 수동적 사용은 586건과 20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경찰 기록과 실제 데이터 사이에 차이가 큰 이유는 운전자가 사고 직전 휴대전화 사용 사실을 경찰에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된 지역에서는 법규 위반 사실을 인정하기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이번 데이터만으로 휴대전화 사용의 위험도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휴대전화 조작’에는 알림을 지우거나 내비게이션 경로를 확인하는 행동부터 콘텐츠를 장시간 보는 등 다양한 상황이 포함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사용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스마트폰이 잠긴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자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용 역시 집계되지 않았다. 최근 차량의 대형 화면을 통한 기능 조작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운전 중 화면 사용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IIHS는 사고 발생 10초 전의 휴대전화 사용 데이터도 분석했다. 관련 사고 건수는 30초 기준의 절반가량으로 줄었지만, 경찰 보고서에 기록된 수치보다는 여전히 몇 배 높았다. 사고 직전의 휴대전화 사용이 운전자의 주의 분산과 관련이 클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