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에서 은밀히 3700km 이동’ 美 해군, 10m급 무인잠수정 첫 시험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12 17:37:51
미국 해군이 장거리 자율 운항이 가능한 대형 무인잠수정(UUV) ‘하달루스(HADALUS)’를 실제 해상 훈련에 투입해 시험했다. 길이만 약 10m에 달하는 이 무인잠수정은 수중에서 발사체를 운용하는 능력까지 처음으로 시연하며 차세대 해상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이시온과 복합에너지기술(Composite Energy Technologies·CET)은 최근 미 해군 훈련에서 하달루스가 해상 임무와 수중 발사 능력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훈련 장소와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 길이 10m, 2000해리 이상 자율 운항
하달루스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소형 수중 드론과는 크기부터 다르다. 길이는 34피트(약 10.4m), 단면 폭은 6피트(약 1.8m)다. 레이시온은 한 번의 임무에서 2000해리(약 3700km) 이상 운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T가 공개한 자체 사양에는 최대 3000해리(약 5556km)의 항속거리와 약 3000m의 운용심도가 제시돼 있다. 다만 이번 미 해군 시험과 관련한 레이시온 공식 발표에서는 항속거리를 2000해리 이상으로 표현했다.
선체에는 금속 프레임 대신 탄소섬유 기반의 복합소재 구조가 적용됐다. 외부 압력에 견디면서 내부에 다양한 임무 장비와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 수중에서 발사 능력까지 시연
이번 시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수중 발사 능력이다. 레이시온에 따르면 하달루스는 미 해군 수중 시험장에서 여러 해상 임무를 수행한 뒤 잠항 상태에서 통합 발사 시스템의 작동 능력을 입증했다. 미 해군이 하달루스에 통합된 이 같은 기능을 실제 수중에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 차량에는 발사장치와 소나, 임무용 전자장비 등이 탑재됐다. 다만 어떤 종류의 발사체를 사용했는지, 구체적인 센서와 무장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레이시온은 장기적으로 하나의 무인잠수정이 표적을 탐지하고 다시 추적한 뒤 교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수중 전투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시험에서 실제 표적 교전까지 검증된 것은 아니다.
# 탄약부터 의료물자까지 운반
하달루스는 무장 플랫폼뿐 아니라 수중 화물 운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CET는 모듈식 구조를 적용해 임무에 따라 기체 구성을 바꿀 수 있으며 연료, 탄약, 전투식량, 의료물자 등을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조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탑재량은 톤 단위까지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지원함 없이 해안에서 운용하는 물류 임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적의 감시가 집중되는 해역에서 기존 수송선 대신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물자를 은밀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다만 CET가 강조하는 스텔스성과 수송 능력은 현재 제조사가 제시한 설계 목표와 성능 설명에 해당한다.
# 가격은 기존 UUV의 최대 5분의 1
가격 경쟁력도 하달루스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레이시온은 하달루스의 가격을 비슷한 장기 체공형 무인잠수정의 약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 속도도 빠르다. 레이시온과 CET는 최초 개념 설계에서 실제 수중 시험이 가능한 시제품을 만드는 데 18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탄소섬유 기반의 모듈형 구조와 자동화 생산 방식을 활용해 기존 군용 수중 플랫폼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 수중전에도 '드론 시대' 오나
미 해군이 하달루스를 언제 실전 배치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시험 역시 양산이나 정식 채택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거리 자율 운항과 수중 발사, 정찰·탐지, 물자 수송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려는 방향은 분명하다.
레이시온은 수상 플랫폼보다 탐지가 어려운 자율 수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개발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늘과 지상에서 빠르게 확산한 무인체계가 이제 수중전 영역에서도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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