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신호위반 카메라를 모두 없애자고?" 주민 찬반투표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 2026-11-02 17:33:28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과속과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의 신규 설치를 사실상 금지하는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기존 카메라도 계속 운영하려면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교통안전을 위한 단속 장비라는 주장과 운전자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시 시스템이라는 주장이 맞서면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애리조나주는 오는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자동 교통단속 시스템의 운영을 제한하는 '주민발의안 319(Proposition 319)'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발의안의 핵심은 주 정부와 지방정부가 과속 및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를 새로 설치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주민투표에서 가결되면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관련 운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관은 내년부터 자동 단속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미 단속 카메라를 운영하는 지방정부도 계속 사용하려면 2028년 정기 총선에서 주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90일 이내에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반대로 승인을 받으면 10년 동안 운영할 수 있지만, 이후에도 10년마다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이번 발의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애리조나주 모든 단속 카메라가 즉시 철거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계약을 맺은 시스템은 일정 기간 운영할 수 있으며, 주민투표가 부결되면 현행 규정이 유지된다.
# 사생활 침해냐, 교통안전이냐…찬반 논쟁
찬성 측은 자동 단속 카메라가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넘어 시민들의 이동 경로와 일상생활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발의안을 추진한 공화당 소속 웬디 로저스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운전자들이 신호등을 통과할 때마다 사진을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단속 카메라가 실제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애리조나 공중보건협회는 과속 단속 장비뿐 아니라 심각한 교차로 사고를 예방하는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까지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연구에 따르면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를 운영하는 대도시에서는 카메라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신호위반 관련 사망사고 발생률이 21% 낮았다.
반대로 단속 카메라 운영을 중단한 도시에서는 계속 운영했을 경우와 비교해 관련 사망사고 발생률이 30%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 언론 KTAR는 과거 미국 연방도로청(FHWA) 연구에서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 후 측면 충돌사고는 25% 감소했지만 후방 추돌사고는 15% 증가한 사례도 소개했다. 단속 카메라가 특정 유형의 사고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운영 방식과 설치 장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주민투표는 자동 교통단속의 필요성과 정부 감시 권한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갈등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과속·신호위반 무인단속 카메라가 광범위하게 운영되는 국가와 비교하면, 단속 장비의 설치와 존속 여부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애리조나주 주민들이 사생활 보호와 교통안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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