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총알형 전기 콘셉트카, 한 번 충전으로 1,000km 고속 주행 성공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5-12-24 17:16:03
르노가 전기차 효율성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극단적인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실제 주행 기록까지 수립했다. 2025년 초 파리 레트로모빌(Rétromobile) 모터쇼에서 공개된 ‘필랑트 레코드 2025(Filante Record 2025)’는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진 주행 가능 전기 데모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차량은 “전기차가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테스트카에 가깝다. 르노는 이 콘셉트카를 통해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시속 100km 이상을 유지하며 1,000km를 주행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제시했고, 최근 이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 효율성만을 위해 설계된 탄환형 전기차
필랑트 레코드 2025는 1925년형 르노 40 CV 기록 차량과 1956년형 에투알 필랑트, 그리고 항공기와 포뮬러 1 머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결합한 모델이다. 외신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퀴까지 감싸는 극단적인 탄환형 실루엣과 철저히 효율성만을 추구한 차체 설계다.
초기 공개 이후 풍동 실험을 거치며 디자인은 일부 수정됐다. 전·후륜 휠 페어링 구조를 바퀴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공기 흐름을 개선했고, 차체 중앙부 역시 흡기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듬어졌다. 모든 변경의 목적은 하나, 공기저항 감소였다.
파워트레인은 의외로 특별하지 않다. 필랑트 레코드 2025는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과 동일한 87kWh 배터리와 단일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 확대 대신, 차체 경량화와 공력 효율 개선으로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 기록이 말해주는 것, 그리고 남은 한계
차량의 공차중량은 약 1,000kg 수준으로,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합금, 3D 프린팅된 스칼말로이 부품을 적극 활용해 무게를 최소화했다. 스티어-바이-와이어와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 미쉐린과 공동 개발한 초저구름저항 타이어 역시 효율을 위한 선택이었다.
기록 도전은 지난 18일 모로코 UTAC 테스트 트랙에서 진행됐다. 3명의 드라이버가 교대로 주행한 결과, 9시간 52분 동안 평균 102km/h로 1,008km를 주행했으며, 충전은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주행 종료 시점에도 배터리는 11%가 남아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두고 “현실적인 양산 전기차의 성능이라기보다는,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극단적인 공력 설계와 구조, 제한된 실용성은 일반 도로 환경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또한, 기록을 검증한 독립 기관의 참여 여부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필랑트 레코드 2025는 전기차 주행거리 경쟁이 단순히 배터리 용량 확대에만 있지 않으며, 효율 개선이 또 다른 해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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