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싸졌다”…글로벌 평균 가격 첫 역전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12 17:12:47
한때 비싼 가격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모빌리티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전기차 평균 가격은 약 3만 7000달러(약 5200만 원)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차 평균 가격은 약 3만 9000달러(약 5500만 원)였다. 보조금을 제외한 차량 가격을 판매량에 따라 가중한 결과다.
# 전기차 가격 5년 새 9% 하락
2020년과 비교하면 전기차 평균 가격은 9%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평균 가격은 16% 상승했다. 오랫동안 하이브리드보다 비싼 선택지였던 전기차의 가격 관계가 뒤집힌 것이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꼽힌다. 승용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37%나 떨어졌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이 차량 판매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저렴한 LFP 배터리도 빠르게 확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용 확대도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LFP 배터리는 값비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다. 과거에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기술 발전으로 성능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뿐 아니라 르노와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적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가격 끌어내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평균 가격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0년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25년에는 164만대로 급증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생산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힌 결과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중국이 세계 전기차 생산과 수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025년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생산의 약 75%를 담당했으며 글로벌 수출에서도 최대 공급국 지위를 유지했다.
# 동남아·남미에선 이미 전기차가 더 싸다
가격 역전 현상은 일부 신흥시장에서 더욱 뚜렷하다.
동남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이미 전기차 평균 가격이 하이브리드보다 낮은 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신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는 태국과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선진국보다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부터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 전기차의 최대 약점이 사라진다
그동안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높은 차량 가격이었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 하락과 LFP 확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맞물리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 평균 가격이 하이브리드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 역전을 넘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를 강점으로 내세워온 일본 완성차 업체들에는 새로운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경우 하이브리드의 대표적인 장점 가운데 하나였던 상대적으로 낮은 구매가격도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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