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새 차 브레이크 수리비가 1,900만 원? 다른 센터는 “문제없다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6-29 17:10:57

▲ 카일라 카푸토의 메르세데스-벤츠 수리비 명세서 <출처=카일라 카푸토 틱톡>

 

출고된 지 2년도 되지 않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브레이크 수리비로 수천만 원의 견적이 제시됐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더 황당한 점은 같은 차량을 다른 공식 서비스센터에 맡기자 “브레이크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라는 정반대의 진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차주 카일라 카푸토(Kayla Caputo)는 작은 문제를 점검받기 위해 자신의 차량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공식 딜러 서비스센터에 입고했다. 처음에는 타이어에 못이 박힌 정도의 가벼운 문제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받아든 것은 단순 점검 결과가 아니라 거액의 수리 견적서였다.

 

문제가 된 차량은 2024년 5월 신차로 구매한 메르세데스-벤츠 모델이다. 카푸토가 2026년 2월 메르세데스-벤츠 오브 맨해튼(Mercedes-Benz of Manhattan)을 방문했을 당시 차량은 출고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였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출처=메르세데스 벤츠>

 

그녀는 타이어 점검과 함께 주행 중 발생하던 브레이크 소음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서비스센터는 브레이크 전체 교체가 필요하다며 약 1만 2,600달러(약 1,934만원)에 달하는 견적을 제시했다.

 

카푸토는 일부 정비 항목이 포함된 서비스 패키지에도 가입돼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순간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당시에는 수리를 받지 않고 차량을 그대로 가져왔다.

 

몇 달 뒤 그녀는 뉴저지에 있는 또 다른 공식 딜러인 메르세데스-벤츠 오브 패러머스(Mercedes-Benz of Paramus)에 차량을 맡겼다. 이곳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패러머스 서비스센터는 점검 영상을 촬영해 고객에게 전달했고, 정비사는 브레이크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카푸토에 따르면 서비스 어드바이저는 브레이크 상태를 두고 “완벽하고 흠잡을 데 없는 상태(perfect, pristine)”라고 표현했다.

 

▲ 브레이크 고장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두 공식 서비스센터의 진단 차이는 단순한 해석 차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한쪽은 브레이크 전체 교체가 필요하다며 2,000만 원에 가까운 견적을 냈고, 다른 한쪽은 같은 브레이크를 확인한 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푸토는 이 경험을 틱톡(TikTok)에 공유했고, 해당 영상은 15만 9,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소비자들의 사례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약 20만 달러, 한화 약 3억 700만 원 상당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맨해튼 서비스센터에 입고했지만, 휠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패러머스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결과 휠 네 개가 모두 휘어 있다는 전혀 다른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푸토의 사례는 럭셔리 자동차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불신을 다시 드러냈다. 카푸토는 맨해튼 서비스센터가 자신이 자동차를 잘 모른다고 판단하고 이를 이용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고객의 자동차 지식수준에 따라 서비스 응대나 정비 권고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 자체만으로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 메르세데스-벤츠 GLC <출처=메르세데스-벤츠>


사건을 보도한 ‘guessing-headlights’는 “이번 사례만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오브 맨해튼이나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전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식 서비스센터라고 해서 모든 진단이 항상 동일하거나 완벽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브랜드 공식 딜러 서비스센터는 같은 간판을 달고 있어도 지점별 운영 방식, 정비 인력, 고객 응대 수준, 견적 산정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이 사례를 남의 일로만 볼 수는 없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역시 보증기간 내 차량에서 고액 수리 견적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브레이크, 서스펜션, 전자장비, 변속기, 엔진 관련 부품처럼 수리비가 큰 항목은 한 번의 진단만 믿고 바로 수리를 결정하기보다 다른 공식 서비스센터나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정비업체에서 재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한, 보증수리 가능 여부, 소모품 여부, 서비스 패키지 적용 범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같은 증상이라도 센터에 따라 “보증 대상”으로 판단하는 곳이 있는 반면, “소모품 또는 고객 과실”로 보는 곳도 있다. 소비자는 견적서에 적힌 부품명과 공임, 교체 사유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점검 영상이나 사진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쿠페 <출처=메르세데스-벤츠>

 

특히 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에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대 수리 견적을 받았다면 바로 결제하기보다 반드시 두 번째 의견을 구해야 한다. 공식 서비스센터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동일 브랜드의 다른 지점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자동차 정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는 일이다. 소비자가 차량 구조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견적서 확인, 보증 범위 문의, 재점검 요청, 다른 센터 비교만으로도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고가 차량일수록, 그리고 공식 서비스센터일수록 오히려 더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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