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밴타블랙 X6 현실화될까… 빛 99.9% 흡수하는 검은 페인트 등장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6-24 16:49:33
빛의 99.90% 이상을 흡수하는 초고흡광 검정 페인트가 등장했다. 이 도료는 나노 크기의 카본 블랙(Carbon Black)과 탄소나노튜브(CNT)를 결합해 제작됐으며, 일정 수준의 내구성 시험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연구진에 따르면 이 페인트가 칠해진 시험 패널은 10일간 물속에 완전히 잠겨 있거나, 섭씨 40도와 습도 95% 조건에 노출된 뒤에도 눈에 띄는 손상 없이 상태를 유지했다. 자동차 외장재에 적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실험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초고흡광 검정 도료가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BMW는 2019년 영국 서리 나노시스템즈(Surrey NanoSystems)가 개발한 밴타블랙(Vantablack)으로 도색한 X6 콘셉트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차량은 차체의 굴곡과 입체감이 거의 사라져, 마치 현실 공간에 뚫린 검은 구멍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밴타블랙은 빛의 최대 99.965%를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 수준이면 3차원 물체도 평면 실루엣처럼 보일 만큼 강한 시각적 효과를 낸다. 당시 많은 소비자는 BMW가 이 도료를 실제 양산차 선택 사양으로 제공하길 기대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도료는 밴타블랙과 완전히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99.90% 이상의 광흡수율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연구진은 기존 초고흡광 소재보다 대량 생산에 유리한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밴타블랙은 수십억 개의 탄소나노튜브를 수직으로 정렬한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중국 연구진의 새 도료는 나노 크기의 카본 블랙과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핵심 소재를 자체 생산하지 않고 외부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할 수 있어, 제조 공정 측면에서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수행한 류즈웨이(Zhiwei Liu), 판창이(Changyi Pan), 제트 추이(Jet Cui) 등의 발표에 따르면 카본 블랙 입자는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달라붙으며 미세한 봉우리와 골짜기가 반복되는 불규칙한 구조를 만든다. 이 표면에 빛이 닿으면 외부로 바로 반사되지 않고, 수많은 미세한 틈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반사되며 갇히게 된다. 그 결과 빛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매우 어두운 표면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카본 블랙과 탄소나노튜브를 탈이온수, 분산제, 거품을 줄이는 소포제와 함께 배합해 99.90% 이상의 빛을 흡수하는 도장 마감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한 내구성 시험에서도 일정 수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도료가 칠해진 시험 패널은 섭씨 40도, 습도 95% 환경을 견뎠고, 물속에 10일간 완전히 잠긴 뒤에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열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 결과가 곧바로 초고흡광 검은색 자동차의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연구는 주로 도료의 접착 성능과 자동차 외장재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양산차에 적용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장기간 햇빛에 노출됐을 때의 자외선 내구성, 세차와 일상 사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크래치 저항성, 부식 저항성, 주행 중 돌이 튀며 생기는 스톤칩 손상에 대한 내성 등이 모두 확인돼야 한다.
결국, 중국 연구진의 초고흡광 페인트는 자동차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이지만, 아직 실제 도로 위에서 만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밴타블랙 X6처럼 강렬한 시각 효과를 양산차에서 볼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내구성 검증과 제조사들의 도전에 달려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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