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도 안 들었다… 454㎏짜리 ‘괴짜 스포츠카’의 정체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18 16:29:18

▲ 가솔리니 AR1 <출처=로버트 일리>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슈퍼카 시장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영국의 자동차 제작자 로버트 일리가 1000만 원도 들이지 않고 직접 만든 초경량 스포츠카 ‘가솔리니 AR1’이다. 높은 출력이나 최고속도 대신 가벼운 차체와 운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최근 쉘비의 데이토나 쿠페가 약 606억 원에 낙찰됐고, 페라리 첫 전기차 루체(Luce)의 첫 개인 고객 인도 차량도 약 565억 원에 거래됐다. 이렇듯 고성능 자동차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AR1은 100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 가솔리니 AR1 <출처=로버트 일리>

 

AR1의 구조는 단순하다. 2017년형 혼다 CBR500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가져와 차체 중앙 뒤쪽에 배치했다. 최고출력은 47마력, 최대토크는 약 4.4㎏f·m로 평범한 스포츠카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차체 무게가 약 454㎏도 되지 않는다. 후륜구동 방식에 포드에서 가져온 폭이 좁은 타이어를 사용하며, 연비는 약 17.4㎞/ℓ에 달한다.

 

일리는 완성차를 판매하는 대신 설계도와 제작 과정을 공개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영국에서는 도로 주행이 가능한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키트카 인증과 등록 절차가 복잡할 수 있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 가솔리니 AR1 <출처=로버트 일리>

 

AR1의 진정한 매력은 낮은 출력에 있다. 포르쉐 718 박스터처럼 고성능 스포츠카는 일반 도로에서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지만, AR1은 낮은 속도에서도 차의 움직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폭이 좁은 타이어는 접지력을 일부러 높이지 않아 코너를 돌 때 운전자가 속도와 조향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고, 덕분에 시속 72㎞ 정도에서도 차가 생생하게 움직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힌편, 일리는 현재 전기차 버전인 ‘AR2’도 개발하고 있다. 하이퍼 9(HyPer 9) 전기모터와 재활용한 재규어 I-페이스 배터리 셀을 조합해 AR1보다 약 두 배 높은 출력과 네 배 수준의 토크를 목표로 한다. 그러면서도 AR1과 같이 가벼운 차체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 가솔리니 AR1 <출처=로버트 일리>

 

물론 직접 AR1을 만드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용접과 제작 기술은 물론 작업 공간과 공구가 필요하고, 지역에 따라 차량 인증과 등록 절차도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AR1은 비싼 슈퍼카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거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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