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이 짜릿한 이유, 속도가 아니었다…뇌가 찾는 ‘진짜 스릴’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27 16:18:03

▲ 사진=캐스트롤


빠른 차를 몰면 왜 심장이 뛰고 운전에 완전히 빠져들게 될까. 단순히 속도가 빨라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운전의 짜릿함을 결정하는 핵심이 속도보다 ‘몰입과 통제감’이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캐스트롤이 의뢰하고 영국 신경과학 연구기업 브레인박스(Brainbox)가 분석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뇌파(EEG), 심박수, 피부 반응, 안구 움직임 측정 장비를 착용하게 한 뒤 다양한 주행 환경을 경험하도록 했다.

 

테스트에는 랜드로버 디펜더 오프로드 주행부터 카트, 맥라렌 아투라 GT4 서킷 주행, 레이스카 동승까지 포함됐다.

 

 

# 스릴 만드는 3가지 조건

 

연구진은 운전의 짜릿함이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높아질 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심박수 등 몸이 강하게 반응하는 신체적 자극, 둘째는 운전에 얼마나 깊게 집중하는지를 나타내는 지적 몰입, 셋째는 두려움보다 흥분이 앞서는 감정적 상태다.

 

세 요소가 적절한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면 운전자는 차량과 하나가 된 듯한 ‘플로우(Flow)’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자극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수준을 넘어가면 짜릿함은 곧바로 두려움으로 바뀐다.

 

 

# 빠르다고 무조건 재미있는 건 아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속도’ 자체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카트 코스에서는 절대적인 속도가 높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코너와 주행선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강한 스릴 반응이 나타났다.

 

반면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고성능 레이스카의 조수석에서는 훨씬 빠르게 달렸음에도 짜릿함보다 불안과 스트레스 반응이 강했다. 자신이 차량을 직접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에서 가장 강한 스릴 반응은 참가자들이 직접 맥라렌 아투라 GT4를 운전했을 때 나타났다. 이때 심박수가 크게 상승하면서도 시선은 코너의 주행선에 집중되는 전형적인 몰입 상태가 확인됐다.

 

 

# ‘느린 차를 빠르게’가 재미있는 이유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빠른 차를 천천히 모는 것보다 느린 차를 빠르게 모는 것이 재미있다”라는 말도 이런 결과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출력이 높지 않은 스포츠카라도 운전자가 차량의 움직임을 충분히 느끼고 직접 통제하면서 코너와 변속, 제동에 집중할 수 있다면 강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의 재미를 결정하는 것은 계기판에 찍히는 숫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과 높은 집중력, 그리고 ‘내가 차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순간, 뇌는 그것을 짜릿한 운전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시속 300km짜리 슈퍼카가 아니더라도 잘 만든 스포츠카나 카트 한 대만으로 충분히 운전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가 보여준 가장 흥미로운 결론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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