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잘 팔릴수록 커지는 역설… 미국 차주들의 쌓이는 분노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5-18 16:02:17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차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긴 수리 대기 시간과 부품 공급 지연, 과부하 상태의 서비스센터가 겹치면서 일부 고객은 차량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겪고 있다. 잘 팔리는 브랜드가 된 현대차에 이제는 ‘판매 이후 고객 경험’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가 놓였다.

 

현대차는 지난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SUV 라인업과 하이브리드 모델, 전기차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은 90만 대를 넘어섰다. 2017년 약 66만 5,000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문제는 서비스 네트워크가 이 같은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내 현대차 고객들 사이에서는 긴 수리 대기, 부품 공급 지연, 보증수리 지연, 부족한 고객 응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7년 이후 J.D.파워 고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업계 평균 이하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잘 팔릴수록 커진 서비스 병목

 

핵심은 서비스 처리 능력 부족이다. 현대차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지만, 딜러 서비스센터 확장과 정비 인력 확보는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결과 예약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부품 수급 문제로 차량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서비스센터에 머무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지역의 한 팰리세이드 차주는 2024년형 차량의 후륜 쇼크 업소버 부품 부족으로 수개월 동안 차량을 고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엔진 교체와 긴 보증기간도 부담

 

업계 관계자들은 병목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엔진 교체 작업 증가를 꼽았다. 리콜과 보증수리 관련 엔진 교체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며, 차량 1대가 서비스 베이를 며칠씩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다른 차량의 수리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현대차의 긴 보증기간도 부담 요인이다. 고객들이 경쟁 브랜드보다 오랜 기간 딜러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서비스 부하가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업계 전반의 정비 인력 부족, 하이브리드·전기차 정비 복잡성 증가까지 겹치면서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 현대차, 모바일 서비스 확대 추진

 

현대차도 문제를 인지하고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대응책은 모바일 서비스 확대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전역에서 약 150대 규모의 모바일 서비스 밴을 운영하며, 고객 자택이나 직장에서 간단한 정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일부 리콜 수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딜러들과 협력해 서비스센터 확장, 정비 효율 개선, 추가 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전동화 차량 대응을 위한 기술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 중이며, 현대차는 2028년까지 서비스 품질을 크게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성공이 만든 역설

 

이번 문제는 역설적으로 현대차의 성공에서 비롯됐다.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 5, 팰리세이드 등 주요 모델이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며 판매량을 키웠지만, 서비스 인프라 확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차량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구매 이후 서비스 경험도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 역시 미국에서 지금의 성장세를 장기적인 고객 충성도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판매량만큼이나 서비스 품질 개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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