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판 없어진 아이오닉 5, 테슬라식 세로 화면이? 시험차 국내 포착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7-31 15:48:54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차체 안에 전혀 다른 운전석이 들어갔다. 계기판은 보이지 않고, 센터페시아에는 태블릿을 세워 놓은 듯한 대형 세로 화면이 자리 잡았다. 단순한 부분변경 프로토타입이라기보다 현대차가 준비 중인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사용자 환경을 검증하는 ‘움직이는 연구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자동차 채널 @jhs_car.x가 포착한 아이오닉 5 기반 테스트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외관은 현행 아이오닉 5와 큰 차이가 없지만, 실내는 기존 양산차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 계기판 대신 대형 세로 화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센터페시아에 설치된 대형 세로형 디스플레이다. 화면 크기는 약 17~18인치로 추정되며, 현행 아이오닉 5의 가로형 듀얼 디스플레이와는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별도의 디지털 계기판도 보이지 않는다. 속도와 주행 정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중앙 화면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을 시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매체 일렉트렉은 이 구성이 테슬라의 미니멀한 인터페이스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코리안카블로그 역시 대형 화면과 간소화된 조작계를 현대차 SDV 전환의 단서로 분석했다.
다만 사진만으로 공조와 차량 기능 전체가 터치 방식으로 통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험차 내부에는 개발 과정에서 사용하는 임시 부품과 조작계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티어링 휠과 도어 조작계도 간소화
스티어링 휠 역시 현행 모델과 다르다. 버튼 수를 크게 줄이고 중앙과 좌우에 스크롤 휠과 토글 형태의 조작계를 배치한 모습이다.
도어 안쪽에는 일반적인 기계식 레버 대신 버튼 형태의 장치가 포착됐다. 전자식 도어 개폐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작동 구조나 양산차 적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구성은 차량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통합하면서 실내의 물리 조작계를 줄이려는 개발 방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험차의 디자인이 실제 양산 모델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 플레오스 커넥트 시험차 가능성
이번 프로토타입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와 관련된 테스트카일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SDV 전환의 첫 번째 가시적 결과물로 소개했다.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AI 음성 비서 ‘글레오 AI’, 앱 마켓,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차량 구매 후에도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만 현대차가 공식 공개한 플레오스 커넥트는 터치스크린만 사용하는 구조가 아니다. 대화면과 슬림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조작 방식을 채택해 조작 편의성과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이번 시험차의 극단적으로 단순한 실내는 최종 양산 디자인보다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검증하기 위한 개발용 구성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국내 신형 그랜저에 처음 적용한 뒤 글로벌 차량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약 2천만 대에 탑재할 계획이다.
# 차세대 아이오닉 5인지는 미확인
일부 외신은 이 차량을 차세대 아이오닉 5 또는 대규모 실내 개편 모델로 소개했다. 그러나 현행 아이오닉 5 부분변경 모델이 이미 배터리 확대와 상품성 개선을 거쳐 출시된 만큼, 이번 차량을 곧바로 후속 양산 모델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외관을 기존 아이오닉 5로 유지한 채 실내 전자장비만 크게 바꿨다는 점도 개발용 테스트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새로운 전자·전기 아키텍처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험할 때 기존 양산차 차체를 활용한 ‘뮬카’를 자주 사용한다.
따라서 이번 차량은 차세대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을 직접 보여주는 프로토타입이라기보다, 중앙집중형 제어 시스템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실제 도로에서 검증하는 SDV 개발 차량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산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 시험차는 현대차의 전기차 실내가 앞으로 단순한 ‘화면 확대’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 차량 기능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바뀔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