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넌보다 빨랐다” 1,400마력 중국 지커 X8에 롤스로이스도 긴장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5-18 15:38:57

▲ 중국 지커 X8(좌)과 롤스로이스 컬리넌(우) <출처=카와우 동영상 캡처>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오랫동안 럭셔리 SUV 시장의 상징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거대한 차체와 V12 엔진, 압도적인 존재감, 화려한 실내는 컬리넌을 단순한 SUV가 아닌 ‘움직이는 최고급 라운지’로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지커(Zeekr)가 선보인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가 컬리넌의 절대적 위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인공은 지커 8X다. 외신 카와우(Carwow)는 최근 지커 8X와 출시 5년 차 중고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직접 비교하며 두 차량의 성격과 완성도를 살폈다.

 

결과는 예상보다 흥미로웠다. 컬리넌은 여전히 브랜드 상징성과 고급 소재, 전통적인 럭셔리 감성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지커 8X는 성능과 첨단 기술, 가격 경쟁력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 V12 컬리넌 압도한 1,400마력 하이브리드 SUV

 

6.75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컬리넌은 최고출력 571마력, 최대토크 850Nm다. 수치만 놓고 보면 강력한 대형 럭셔리 SUV지만, 지커 8X의 성능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지커 8X는 2.0리터 터보 엔진에 세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무려 1,400마력, 최대토크는 1,410Nm에 달한다. 카와우에 따르면 지커 8X는 400m 드래그레이스에서 컬리넌보다 약 3초 빠른 기록을 냈다.

 

대형 럭셔리 SUV가 슈퍼카급 출력으로 컬리넌을 직선 주행에서 압도했다는 점은 상당히 상징적이다. 단순히 “중국차가 많이 좋아졌다”라는 수준을 넘어, 성능 수치만큼은 이미 기존 럭셔리 브랜드를 위협할 단계에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고급감은 컬리넌, 기술은 지커

 

물론 지커 8X가 모든 면에서 컬리넌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롤스로이스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 정숙성, 실내 소재의 질감, 금속 디테일, 스위치 조작감은 여전히 컬리넌의 강점이다.

 

특히 컬리넌은 빠르게 달리기보다 탑승자를 최대한 편안하게 이동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차다. 출력 전달 방식도 부드럽고, 에어 서스펜션 역시 노면 충격을 자연스럽게 걸러낸다. 이런 부분은 단순한 제원표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반면, 지커 8X는 기술 사양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는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전동 기능, 마사지 시트, 넓은 후석 공간 등을 갖췄다. 카와우는 지커 8X의 실내가 유럽 고급차와 견줄 만큼 충분히 고급스럽다고 평가했다.

 

 

# HUD에 사각지대 카메라 표시, 제자리 회전 기능까지

 

지커 8X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첨단 주행 보조 및 편의 기능이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사각지대 카메라 영상이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카와우는 이 기능에 대해 다른 차에서 본 적 없는 기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하나의 독특한 기능은 좁은 공간에서 차량이 거의 제자리에서 회전하듯 움직이는 기능이다. 뒷바퀴를 반대 방향으로 조향해 회전 반경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거대한 차체를 가진 대형 SUV에서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는 기능이다.

 

물론 이런 기능은 다소 과시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전동화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제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 가격 차이는 더 충격적

 

성능만큼이나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이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5년 된 중고차였음에도 약 25만 파운드(약 5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 지커 8X는 중국 기준 약 5만 4,000파운드(약 1억 800만 원)부터 시작해 컬리넌과의 가격 차이가 극명하다.

 

즉 컬리넌 한 대 가격으로 지커 8X를 여러 대 살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롤스로이스가 제공하는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 수작업 감성은 단순 가격 비교로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지커 8X가 훨씬 낮은 가격에 1,400마력 성능과 풍부한 편의 사양, 대형 럭셔리 SUV의 공간감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 강력한 무기다.

 

 

# 중국, 더 이상 가성비만 앞세우지 않는다

 

이번 비교가 흥미로운 이유는 지커 8X가 단순히 “싼 대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차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능과 기술, 실내 구성까지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컬리넌은 여전히 럭셔리 SUV의 기준점이다. 그러나 지커 8X는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방식으로 그 기준에 도전하고 있다. 압도적인 출력, 다양한 첨단 기능, 공격적인 가격까지 갖춘 중국 럭셔리 SUV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에 실질적인 압박을 주기 시작한 셈이다.

 

롤스로이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더라도, 지커 8X는 럭셔리 SUV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이제 중국차는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기존 고급차 브랜드가 무시하기 어려운 경쟁자로 올라서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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