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기아 전기차 캐나다서 통했다…EV3·EV5 주문 밀려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10-29 15:25:28
기아의 보급형 전기 SUV가 캐나다 시장에서 초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형 전기 SUV EV3와 준중형 전기 SUV EV5의 주문이 밀리기 시작한 가운데, 기아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시장 진입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격을 무조건 낮추기보다 상품성과 기술력을 앞세워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엘리아스 엘아샤브 기아 캐나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V3와 EV5의 주문이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대수나 출고 대기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출시한 EV3를 비롯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이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산 전기차의 캐나다 진출을 앞둔 기아의 태도다. 캐나다는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높은 관세를 일부 완화해 연간 최대 4만 9000대를 6.1% 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기아는 이를 위협보다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엘아샤브 COO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 확대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아가 캐나다에서 대중적인 가격의 전기차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 EV3·EV4·EV5로 가격 공세…3만 캐나다달러(약 2844만원)대부터 시작
기아의 자신감은 보급형 전기차 3종에서 나온다. 소형 SUV EV3와 전기 세단 EV4, 준중형 SUV EV5를 앞세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캐나다에서 EV3의 시작 가격은 3만 6995캐나다달러(약 3507만원)이며, EV4는 3만 8995캐나다달러(약 3697만원), EV5는 4만 3495캐나다달러(약 4123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는 지난 8월 EV3 가격을 발표하면서 캐나다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신형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EV4보다 낮은 가격으로 진입 문턱을 더욱 낮춘 것이다.
그렇다고 저렴한 가격만 내세운 것은 아니다. EV3에는 기아의 최신 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핏(ccNC)이 적용되며,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5인치 공조 화면을 결합해 약 30인치에 이르는 디지털 화면 구성을 갖췄다.
북미형 EV3에는 북미충전표준(NACS) 충전구가 기본 적용돼 호환되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별도 어댑터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58.3kWh와 81.4kWh 두 종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본형이 356km, 롱레인지 전륜구동 모델이 최대 517km에 이른다. 350kW급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기본형은 약 29분, 롱레인지는 약 31분이 걸린다.
원페달 주행 기능인 i-페달 3.0과 외부 전력 공급 기능(V2L) 등도 갖춰 일상적인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 중국차와 최저가 경쟁 대신 상품성 승부
기아가 강조하는 경쟁력은 단순한 최저가가 아니다. 엘아샤브 COO는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 및 편의사양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들어오더라도 기아의 상품성과 기존 판매·서비스망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아는 전기차 고객의 장기적인 충성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엘아샤브 COO는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의 약 90%가 다음 차도 전기차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보급형 전기차로 고객을 확보하면 향후 브랜드 내 다른 전기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기아의 전략은 중국 브랜드와 무조건 최저가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인, 주행거리, 첨단사양, 브랜드 신뢰도를 결합해 대중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EV3와 EV5의 주문이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전략의 초기 성과를 보여준다. 다만 실제 흥행 여부는 중국산 전기차 진출 이후의 시장 변화를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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