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망 사고 3년간 분석…운전자 사망률 높은 차 20종 공개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7-31 15:08:33

 

차량의 충돌 안전성은 시험장 성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실제 도로에서는 차체 크기와 무게뿐 아니라 운전자의 성향과 주행 환경까지 사고 결과를 좌우한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제 사망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형차와 고성능 머슬카는 운전자 사망률이 높았고 대형·고급 SUV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IHS는 2023년형 차량과 설계 및 안전 사양이 사실상 동일한 이전 연식 모델을 대상으로 2021~2024년 미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운전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차량은 기아 리오(국내명 프라이드)였다. 등록 차량 100만 대·년당 운전자 사망자는 170명으로 집계됐다. 차량 100만 대·년은 차량 100만 대가 1년간 등록된 것과 같은 노출 규모를 뜻한다.

 

닛산 베르사는 164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기아 포르테와 스바루 임프레자, 닛산 센트라, 닛산 킥스 등 소형 모델도 사망률 상위 20개 차종에 포함됐다.

 

 

# 작고 가벼운 차량일수록 불리

 

운전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 모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소형차와 스포츠카, 머슬카였다.

 

차급별로는 경차급인 미니카의 평균 운전자 사망률이 등록 차량 100만 대·년당 158명으로 가장 높았다. 소형 승용차는 평균 79명이었으며, 전체 차량 평균은 37명이었다.

 

IIHS는 소형차가 안전하게 설계됐더라도 훨씬 무거운 픽업트럭이나 대형 SUV와 충돌하면 물리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체가 가벼운 차량일수록 충돌 과정에서 더 큰 속도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다만 사망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차량의 차체 구조나 안전성이 반드시 떨어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망률에는 운전자의 연령과 운전 습관, 주행거리, 도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 머슬카도 높은 사망률 기록

 

고성능 후륜구동 차량도 운전자 사망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후륜구동 크라이슬러 300은 등록 차량 100만 대·년당 132명, 닷지 차저 HEMI는 127명, 닷지 챌린저는 125명을 기록했다.

 

일반 후륜구동 닷지 차저는 90명, 쉐보레 카마로는 88명, 쉐보레 콜벳은 82명으로 조사됐다.

 

IIHS는 강력한 성능을 강조하는 차량의 특성과 마케팅이 공격적인 운전 성향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충돌시험 성적이 우수한 차량이라도 과속이나 난폭운전이 잦다면 실제 도로 사망률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사망률 낮은 차종 대부분 SUV

 

반대로 운전자 사망률이 가장 낮은 상위 20개 모델 가운데 18개는 SUV였다.

 

아우디 Q7과 BMW X7, 쉐보레 타호, 메르세데스-벤츠 GLB와 GLE, 토요타 툰드라 크루맥스 등 6개 모델은 조사 기간 운전자 사망률이 0으로 집계됐다.

 

포르쉐 마칸과 카이엔, BMW X5, 볼보 XC60과 XC90 등도 한 자릿수 수준의 낮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대형 차량은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공간이 넓고 탑승자 주변의 생존 공간을 확보하기 쉽다. 고급 SUV에 적용되는 충돌 방지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사고 예방과 피해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사망률 0은 조사 대상 기간과 표본 안에서 운전자 사망자가 집계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고가 발생해도 사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 상대 차량에 가장 위험한 차는 대형 픽업

 

IIHS는 특정 차량과 충돌한 상대편 차량에서 사망한 운전자 수도 별도로 분석했다.

 

상대 차량 운전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모델은 램 3500 크루캡 롱베드 4WD였다. 등록 차량 100만 대·년당 상대 차량 운전자 사망자가 204명에 달했다.

 

상위 20개 모델 가운데 10개는 대형 또는 초대형 픽업트럭이었다. 쉐보레 실버라도 3500과 램 2500, GMC 시에라 2500, 여러 사양의 램 1500 등이 포함됐다.

 

대형 픽업트럭은 자체 탑승자를 보호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작고 가벼운 차량과 충돌하면 상대 차량에 더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다.

 

닷지 차저 HEMI의 상대 차량 운전자 사망률은 161명, 일반 닷지 차저는 136명으로 조사됐다. 쉐보레 카마로와 말리부 역시 운전자 사망률과 상대 차량 운전자 사망률이 모두 높은 모델에 포함됐다.

 

 

# 차량 자체 안전성만 보여주는 순위는 아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연방정부의 치명적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인 FARS와 차량 등록 자료를 활용했다. 운전자의 연령과 성별은 보정했지만, 주행거리와 속도, 운전 경험, 소득 수준, 도로 종류와 평소 운전 습관은 직접 반영하지 않았다.

 

분석 대상은 등록 노출량이 10만 대·년 이상이거나 운전자 사망 사례가 최소 20건 이상인 모델로 제한됐다. 표본을 늘리기 위해 2023년형과 구조 및 안전 사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일부 2020~2022년형도 같은 모델 군으로 묶었다.

 

IIHS는 개별 모델의 수치보다 차급별 전반적인 경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델별 수치는 표본 규모와 실제 운행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차량의 무게와 충돌 안전 구조, 사고 예방 기술이 생존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아무리 안전한 차량이라도 과속과 음주운전, 전방주시 태만, 공격적인 운전까지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시켰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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