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지구 128바퀴 달려”…세계에서 가장 많이 주행한 차는 ‘볼보 스포츠카’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 2026-08-31 14:56:05
자동차 한 대로 500만km 넘게 달리는 것이 가능할까. 세계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승용차는 놀랍게도 택시나 디젤 세단이 아닌 클래식 스포츠 쿠페다.
주인공은 미국인 어브 고든(Irv Gordon)이 소유했던 1966년형 볼보 P1800S다. 이 차는 누적 주행거리 약 320만 마일, 약 515만km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기록을 남겼다.
# 신차로 사서 50년 넘게 탔다
고든은 1966년 이 차를 신차로 구입했다. 당시 구입 가격은 4150달러(약 570만원)였다. 이후 출퇴근은 물론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꾸준히 주행거리를 늘렸다.
2013년에는 알래스카에서 누적 300만 마일(약 483만km)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주행을 이어가 최종적으로 320만 마일 안팎까지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 둘레를 약 128바퀴 도는 수준이다.
# 비결은 특별한 기술보다 꾸준한 관리
P1800S가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볼보의 내구성 높은 기계 구조와 철저한 관리가 있었다.
1966년형 P1800S에는 볼보의 1.8리터 B18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당시 볼보 세단에도 널리 사용된 엔진으로 단순한 구조와 높은 내구성으로 유명하다. 이후 P1800에는 배기량을 키운 2.0리터 B20 엔진도 적용됐다.
고든 역시 오일과 필터 등 기본적인 소모품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장수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P1800 전문가들은 약 6000마일(약 9600km)마다 오일을 교환하는 등 정기적인 관리가 엔진 수명을 크게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 스포츠 쿠페인데 내구성까지
P1800은 1960년대 볼보의 이미지를 바꾼 모델이기도 하다. 우아한 2도어 쿠페 차체를 갖췄지만 파워트레인은 당시 볼보의 검증된 세단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초기 모델은 영국에서 생산됐으며 1963년부터 생산이 스웨덴으로 이전되면서 차명에 ‘S’가 붙었다.
볼보는 이후 1973년까지 P1800과 왜건형 1800ES를 포함해 약 4만 8000대를 생산했다.
세계 최고 주행거리 기록을 세운 P1800S 사례는 자동차의 수명이 단순히 브랜드나 모델에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기본 설계의 내구성에 정기적인 정비와 한 차주의 꾸준한 관리가 더해지면 자동차 한 대가 수백만km까지 달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사례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