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충전 자주 하면 배터리 망가질까?”… BYD가 350번 충전해 보니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8-28 14:52:00
전기차 시장에서 초고속 충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충전 출력이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BYD가 실제 차량을 대상으로 극한 조건의 주행과 충전을 반복하며 배터리 내구성을 시험했다.
BYD는 지난해 ‘메가와트 플래시 충전’을 공개하며 초고속 충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당시 10%였던 배터리 충전량을 5분 만에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경쟁 업체들도 1,000kW급 충전 시스템을 잇달아 선보이며 충전 성능 경쟁에 뛰어들었다.
BYD 역시 차세대 배터리와 충전 시스템을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BYD를 비롯해 덴자, 양왕, 팡청바오 브랜드에 적용되는 새로운 시스템은 10%에서 97%까지 충전하는 데 약 9분이 걸린다.
문제는 이처럼 높은 출력으로 배터리를 반복 충전했을 때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이런 우려 속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시험 결과가 나왔다. BYD의 고급 브랜드 양왕이 전기 세단 U7을 실제 운행 환경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에 투입해 배터리 내구성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왕은 시험을 위해 별도로 제작한 차량이 아닌 전시장에 있던 U7 가운데 한 대를 무작위로 선정했다. 이후 중국 난닝의 시험장에서 시속 240km에 달하는 속도로 9일 동안 연속 주행하며 배터리에 지속적으로 높은 부하를 가했다.
이 기간 동안 U7이 주행한 거리는 약 3만km에 달했다. 여기에 총 350회의 초고속 충전까지 반복했고, 충전 과정에서 차량이 받아들인 최대 충전 출력은 640kW였다.
시험 당시 평균 기온은 약 36도에 달했다. 높은 주행 속도와 고온 환경, 초고속 충전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에도 상당한 부담이 가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가혹한 조건이다.
배터리는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 노출될 경우 성능과 수명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열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급속 충전 과정에서는 배터리에 많은 전력이 짧은 시간에 유입되면서 발열이 커질 수 있다.
시험을 마친 U7의 배터리는 초기 용량의 98.7%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만km를 주행하고 350차례의 초고속 충전을 거친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초기 배터리 열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사용 초기 용량이 비교적 빠르게 감소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열화 속도가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차량의 초기 주행 구간에서 이처럼 가혹한 조건을 견디고도 용량 감소가 크지 않았다는 점은 장기적인 내구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험 결과만으로 초고속 충전이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터리 열화에는 충전과 주행에 따른 영향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캘린더 열화’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차량이 수년간 사용된 이후에도 배터리 성능이 얼마나 유지되는지는 장기간의 실사용 데이터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는 초고속 충전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 열관리 기술이 실제 극한 조건에서도 일정 수준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왕 U7의 이번 시험 결과는 적어도 적절한 열관리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높은 충전 출력 자체가 배터리 수명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차량의 장기적인 내구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년간 축적될 실사용 데이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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