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 97% 빨아들인다”…바다 청소 ‘돌고래 로봇’ 등장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7-08 14:04:06

▲ 일렉트로닉 돌핀(Electronic Dolphin) <출처=RMIT 대학교>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생태계와 해양 환경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를 정화하는 과정 역시 항상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화학 물질을 뿌리거나 기름을 태우는 기존 방식은 2차 오염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 연구진이 기름 유출 정화 작업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 소형 로봇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로봇의 이름은 ‘일렉트로닉 돌핀(Electronic Dolphin)’이다. 호주 RMIT 대학교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돌고래 형태의 미니 로봇으로, 유출된 기름을 흡수해 회수하고 이후 재활용 또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여러 대의 일렉트로닉 돌핀을 오염된 해역에 투입한다. 원격 조작자가 로봇들을 조종하면, 로봇은 수면에 뜬 기름을 빨아들인다. 핵심은 로봇 앞부분에 장착된 특수 필터다. 이 필터에는 미세한 성게 가시와 비슷한 구조의 특수 코팅이 적용돼 있다. 물은 밀어내고 기름은 흡수하는 성질을 갖춘 것이다.

 

로봇 내부의 펌프는 필터가 흡수한 기름을 내부 저장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이 과정에서 물은 다시 바다로 빠져나가고, 기름만 따로 모인다. 연구진이 공개한 실험 영상에서도 이 원리가 확인된다. 물과 기름이 섞인 용액에 필터를 넣고 진공을 작동시키자, 물에 뜬 기름만 효과적으로 빨려 들어갔다.

 

▲ 일렉트로닉 돌핀(Electronic Dolphin) <출처=RMIT 대학교>

 

논문에 따르면 현재 이 미니 로봇의 기름 오염 물질 제거 효율은 약 97%에 달한다. 100%에 가까운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정화 방식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기존의 기름 유출 정화 방식은 크게 몇 가지로 나뉜다. 기름을 작은 방울 형태로 분해하기 위해 화학 분산제를 뿌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RMIT 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방식이 물속에 PFAS(과불화화합물)와 같은 오염 물질을 추가로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면 위의 기름을 태워 제거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 역시 대기오염과 생태계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방법도 있다. 오일펜스 역할을 하는 붐(boom)을 이용해 기름 확산을 막거나, 대형 선박이 해수면의 기름을 걷어내는 스키밍(skimming) 방식이 쓰인다.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된 바 있다. 머리카락이 기름을 잘 흡수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방법들은 대규모 유출 사고에서 처리 속도나 효율 면에서 한계가 있다.

 

일렉트로닉 돌핀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름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수한 기름을 따로 저장해 재활용하거나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대안들과 차별화된다.

 

▲ 일렉트로닉 돌핀(Electronic Dolphin) <출처=RMIT 대학교>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이 미니 로봇의 배터리 작동 시간은 약 15분 수준이다. 현재 크기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에 대응하려면 수많은 로봇을 교대로 투입해야 한다. 저장 용량 역시 실제 현장 투입을 위해서는 더 커져야 한다.

 

연구진은 더 큰 필터를 적용하고, 배터리 지속 시간과 기름 저장 용량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당장 대형 유조선 사고나 광범위한 해양 오염 현장에서 주력 장비로 쓰이기는 어렵지만, 기술이 발전한다면 기존 정화 방식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해양 사고 대응이 중요한 국내 상황에서도 이런 기술은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항만과 해상 물류가 활발한 만큼 기름 유출 사고 대응 기술의 중요성이 크다. 일렉트로닉 돌핀 같은 소형 정화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향후 항만·양식장·해안가 오염 대응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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