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인데 다운시프트 손맛까지”…현대·기아 새 특허 공개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10-01 12:55:09
현대차그룹이 고성능 전기차의 가상 변속 기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히 변속 충격과 엔진음만 흉내 내는 것을 넘어, 기어 단수에 따라 달라지는 내연기관 특유의 ‘엔진 브레이크’ 감각까지 구현하는 기술이다.
최근 미국에서 공개된 특허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가상 변속 시스템을 이용한 엔진 브레이크 구현 방법’을 개발했다. 아이오닉 5 N에서 처음 선보인 가상 변속 시스템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의 N e-Shift는 전기모터 토크를 제어해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린 내연기관 고성능차처럼 변속 충격과 회전수 변화를 만들어낸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한 수동 변속과 다운시프트 레브매칭도 지원한다. N 액티브 사운드+와 연동해 가상 엔진 회전수에 따라 소리까지 변화시킨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감속 때 차이가 있었다. 특허 설명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사용하는 회생제동 토크가 각 가상 기어 단수별로 세분화되지 않아, 내연기관차처럼 저단으로 내릴수록 강해지는 엔진 브레이크 감각을 충분히 구현하기 어려웠다.
새 기술은 이를 회생제동으로 해결한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패들시프트로 다운시프트하면 시스템이 현재 단수와 목표 단수를 계산한다. 이후 선택된 가상 기어에 맞춰 회생제동 토크를 달리 적용한다.
예를 들어 높은 회전수에서 4단에서 3단, 다시 2단으로 낮추면 실제 내연기관차처럼 감속력이 단계적으로 강해지는 식이다. 낮은 기어일수록 회생제동량을 늘려 운전자가 보다 뚜렷한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느끼도록 한다.
중요한 점은 실제 브레이크를 억지로 작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기모터의 회생제동을 정교하게 제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감속 에너지를 배터리로 회수하면서 동시에 내연기관 고성능차의 주행 감각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아이오닉 5 N은 이미 최대 0.6G 수준의 강력한 회생제동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이를 N 브레이크 리젠(N Brake Regen)이라 부르며 트랙 주행에서 반복적인 감속에도 제동 성능을 유지하는 핵심 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특허는 이 회생제동 성능을 가상 기어와 더욱 정교하게 연결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술이 어느 차량에 처음 적용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을 비롯해 기아 EV6 GT, 제네시스 GV60 마그마와 같은 현대차그룹 고성능 전기차를 잠재적인 적용 대상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소형 고성능 전기차도 후보로 거론된다. 향후 등장할 아이오닉 3 N 같은 신차에서 이 기능이 처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아이오닉 5 N은 N e-Shift를 통해 실제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에 가상의 변속 충격을 만들었고, N 액티브 사운드+로 엔진 회전수와 연동되는 사운드까지 구현했다. 여기에 기어별 엔진 브레이크 감각까지 더해진다면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 고성능차에 가까운 감속과 다운시프트 경험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의 빠른 가속 성능을 넘어 ‘운전 재미’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고성능 EV 경쟁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가상 변속 기술을 어디까지 발전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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