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짜리 럭셔리 캠핑카, 거대한 RC카처럼 스마트폰으로 주차한다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7-17 12:50:58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조작하자 길이 7m가 넘는 캠핑 트레일러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운전석에 앉아 후진할 필요도 없다. 좁은 캠핑장과 주차 공간에서도 마치 거대한 RC 장난감을 다루듯 원하는 위치에 트레일러를 세울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페블(Pebble)이 전기 여행용 트레일러 ‘페블 플로우(Pebble Flow)’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핵심 기능인 ‘매직 팩(Magic Pack)’을 적용한 모델의 시작 가격은 13만 2,500달러(약 2억원)이다.
페블 플로우는 단순히 배터리로 조명과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전동 캠핑 트레일러가 아니다. 견인 차량의 부담을 줄이는 전기 추진 시스템과 자동 히치 연결, 스마트폰 원격 조종 기능 등을 갖춘 소프트웨어 중심의 RV를 지향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주차다. 전용 앱으로 트레일러를 앞뒤로 움직이고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 견인 차량과 분리된 상태에서도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배치할 수 있다.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해 본 운전자라면 좁은 캠핑 사이트에서 후진 주차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잘 알고 있다. 차량과 트레일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다, 뒤쪽 시야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페블의 원격 조종 기능은 이 같은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자동 히치 기능도 편의성을 높인다. 트레일러가 스스로 견인 차량의 연결 장치까지 움직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여러 번 차를 앞뒤로 옮기며 위치를 맞출 필요가 없다.
전기 추진 시스템은 주행 중 견인 차량을 보조한다. 일반적인 트레일러는 무거운 차체 때문에 견인 차량의 연료 소비나 전력 소모를 크게 늘리지만, 페블 플로우는 자체 모터로 일부 추진력을 제공해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페블은 새로운 AI 비서 ‘스카우트(Scout)’도 선보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배터리 잔량과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실내 조명과 냉난방 등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차량 상태와 유지보수 정보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는 점도 기존 캠핑 트레일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RV 업체들이 실내 구조와 가구, 주방 설비 경쟁에 집중한다면 페블은 자동화와 연결성, 소프트웨어 기능을 주요 상품성으로 내세운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외부 전원 시설이 없는 장소에서도 각종 가전제품과 편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캠핑장 전기 시설에 연결하지 않고도 일정 기간 독립적으로 머물 수 있어 오프그리드 캠핑에도 유리하다.
다만 가격은 부담스럽다. 약 2억원에 달하는 트레일러 가격에 별도의 견인 차량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차체 크기와 캠핑장 진입 여건, 주차 공간, 견인 면허와 관련 규정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하나로 거대한 캠핑 트레일러를 움직이는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RC카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침대와 주방, 생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장난감과 다른 점은 조종을 끝내고 문을 열면 그곳이 곧 숙소가 된다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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