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아니다…다시 뜨는 3륜차의 정체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2-12 11:49:53
바퀴는 네 개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자동차 역사에는 늘 예외가 있었다. 세 개의 바퀴를 단 3륜차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이 독특한 운송 수단은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법적으로는 오토사이클이나 모터사이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3륜차다. 네 바퀴 승용차만큼 안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오토바이처럼 가볍고 단순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시대마다 나름의 이유로 꾸준히 등장해온 모델이다.
3륜차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다. 연료가 부족했고, 소비자들은 최대한 작은 차를 원했다. 이런 상황에 3륜차는 작은 엔진과 줄어든 바퀴, 낮춘 면허 기준으로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가장 현실적인 이동수단이었다.
현대의 3륜차는 생존이 아니라 취향에 가깝다. 최근 출시된 폴라리스 슬링샷이 대표적이다. 스노모빌을 만들던 회사가 선보인 3륜 로드스터로, 2.0리터 프로스타 엔진을 얹어 206마력을 발휘한다. 무게는 약 749㎏이며, 낮고 넓은 차체와 직설적인 주행 감각이 특징이다.
캄파냐 T-렉스는 더 과격하다. 최신 T-렉스 RR은 가와사키 ZX-14R 기반 4기통 엔진으로 208마력을 내고, 공차중량은 498㎏에 불과하다. 횡가속은 1.3G를 기록한다. 실용성보다는 ‘타는 재미’에 집중한 모델이다.
영국 모건의 3-휠러와 슈퍼 3는 분위기가 다르다. 빈티지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에 약 550㎏의 가벼운 차체, 115마력 V-트윈 엔진을 조합한 모델이다. 감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브랜드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기차 시대에도 3륜차 모델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앱테라는 공기저항계수 0.13의 유선형 차체에 태양광 패널과 휠 허브 모터를 적용해 최대 1,602㎞ 주행거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여러 차례 난항을 겪었지만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밴더홀 산타로사는 전기 모터를 탑재해 최대 180마력을 내고, 최대 483㎞를 달릴 수 있다. 레트로 감성의 디자인에 최신 전동화를 더한 사례다.
구조적으로 보면 3륜은 분명 타협이다. 네 바퀴보다 안정성에서 불리하고, 모터사이클보다 제작과 인증이 복잡하다. 실용성도 일반 승용차에 비하면 떨어진다. 그럼에도 3륜차는 자동차 문화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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