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전동화·최악의 절충안”…PHEV에 대한 車 CEO들의 솔직한 생각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 2026-03-04 11:45:19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일부 완성차 업체 경영진은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 CEO들은 PHEV를 두고 “가짜 전동화” 또는 “최악의 절충안”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전동화 전략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규제 환경도 강화되면서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사이에서 어떤 기술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두 세계의 장점 아닌 단점 결합”
폴스타 호주 대표 스콧 메이너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PHEV를 “최악의 두 세계를 결합한 차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PHEV가 가솔린 엔진의 복잡성과 전기 구동계의 기술적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능 중심 전기차 브랜드이자 탄소 감축을 강조하는 브랜드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메이너드는 “역동성과 퍼포먼스를 강조하고 강한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내세우는 브랜드에 가솔린 엔진을 추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 르노 CEO “전기 주행거리 짧은 PHEV는 가짜”
르노 CEO 프랑수아 프로보 역시 PHEV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비판의 초점은 다소 다르다.
그는 전기 전용 주행거리가 너무 짧아 운전자들이 충전을 거의 하지 않는 PHEV를 문제로 지적했다.
프로보는 최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일부 모델을 “일종의 가짜 PHEV”라고 표현하며 “전기 주행거리가 너무 짧아 고객이 충전할 동기를 느끼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유럽 사양 폭스바겐 티구안 PHEV는 WLTP 기준 최대 121㎞까지 전기 주행이 가능하지만, 마쓰다 CX-60 PHEV는 이보다 훨씬 짧은 수준에 그친다.
# 대안으로 떠오르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프로보는 전통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 역시 해당 방식을 검토 중이다.
EREV는 전기 모터가 차량 구동을 담당하고 내연기관은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리프모터 C10과 같은 모델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르노 측은 일상적인 주행은 전기 중심으로, 장거리 이동 시에는 내연기관이 전력을 보조하는 구조가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1000㎞ 수준의 장거리 주행도 부담 없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 규제 변화도 PHEV에 부담
규제 환경 역시 PHEV에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새로운 배출가스 규정은 공식 인증 연비와 실제 연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용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모델은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렸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 증가로 차량 중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 내연기관으로만 주행할 경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핵심 질문은 ‘주행거리, 사용성, 효율성 측면에서 어떤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냐는 점이다. 대용량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을 갖춘 순수 전기차, 전통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혹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가운데 어떤 기술이 전동화 시대의 중심이 될지는 아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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